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 정부는 한국과 중국 업체가 가성소다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현지 기업들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가성소다는 기저귀에 사용되는 고흡수성수지(SAP)와 도료 및 세재 등의 원료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향후 인도로 수출하는 가성소다에 대해 t당 21.9달러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LG화학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도 정부의 반덤핑 조사에 성실히 응했으며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없다”면서도 “인도에 판매한 가성소다 가격은 국제 가격과 동일한 수준이었다”고 항변했다.
다만 인도로 수출하는 가성소다 물량이 많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전체 가성소다 매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 내외에 불과하다”며 “내수 시장에서도 수요가 많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조사를 받은 한화케미칼(009830)은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LG화학은 가성소다를 인도로 직접 수출했지만, 한화케미칼은 미국 중개 무역상인 트라이콘(Tricon)을 통해 수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꼽히지만 최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지난 13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수입규제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고 있는 수입규제는 총 157건이다. 이 가운데 인도에서 적용 중인 규제가 28건(18.7%)으로 가장 많다. 품목별로는 화학 21건, 철강 및 금속 4건, 섬유 2건, 기타 1건 등이다. 특히 2013년 이후 최근 3년 간 새로 적용된 규제가 12건에 달할 정도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통관 과정에서 규제 적용의 모호성, 인증기관의 절차상 비효율성 등으로 인도 진출 기업들이 겪는 애로가 커지고 있다”며 “인도가 수입하는 물량이 많은 석유화학·합성섬유 원료와 무선통신기기 등의 품목에 대한 인도의 견제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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