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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딩하오!”(좋아요)” “유이쓰!”(재미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전용관 2층 로비 앞.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보고 나오는 중국인들이 재차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부리핑(33·여) 씨는 “공연 내내 어깨가 들썩였다”며 “눈과 귀가 즐거웠다. 다음에 다시 한국에 오면 다른 공연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중국 춘절 연휴(18~24일)를 앞두고 한국에 몰린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다녀간 곳은 공연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백화점, 면세점 못지않게 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서울의 주요 공연장은 이미 필수 관광코스가 된 지 오래. 비언어극인 ‘난타’부터 미술쇼 ‘페인터즈 히어로’ 등의 전용극장은 벌써부터 요우커로 붐빈다. 난타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은 “춘절을 맞아 중국인이 대거 몰리고 있어 관객들의 안전은 물론 중국어 안내 등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명동과 충정로 전용관 같은 경우 지난 13일부터 춘절기간까지 모두 만석이다”라고 말했다.
◇두들기고 칠하고…중국인 사로잡는 ‘비언어극’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중국 춘절 연휴 동안 방한하는 요우커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2만 6000여명. 한류에 힘입어 요우커의 관심이 국내 공연계로 쏠리면서 특히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넌버벌’ 공연이 수혜를 입고 있다. ‘난타’ ‘뮤직쇼 웨딩’ ‘비밥’ ‘페인터즈 히어로’ 등은 입소문이 나면서 근처 호텔과 연계한 여행 패키지로 출시하는 등 중국인 단체여행객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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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터즈 히어로’도 배우들이 무대서 그리는 그림이 춤과 음악, 화려한 영상과 함께 어우러지는 비언어극. 중화권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소재가 곳곳에 등장하는데 그들이 좋아하는 동물인 용과 호랑이를 비롯해 월드스타 리샤오룽, 중국 고전인 ‘삼국지’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식이다. 제작사 펜타토닉은 “그림을 그리는 미술쇼라 관객들이 신선해한다”며 “중국인의 경우 중장년층과 가족여행객이 많은데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에게서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페인터즈 히어로’ 역시 서울 전용관(488석)과 제주 전용관(780석) 두 곳 외에 춘절기간 한 달 동안 서울 종로2가 시네코아 극장(320석)을 대관해 공연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 기간에만 2만여명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전년 대비 약 1.8배 신장한 것으로 이 중 중국인이 70% 정도”라고 말했다.
◇개별여행객↑..쿠폰북 보고 직접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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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명동 전용관 역시 개별 관객 비율이 더 많아지고 있다. PMC 측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난타 광고를 보고 티켓을 미리 예매하거나 한국에 여행을 와 쿠폰북을 보고 관람하러 오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연이 한국여행의 당연한 코스로 여겨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무대공연은 복제가 불가능한 문화산업인 만큼 비언어극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콘텐츠 생산과 다양한 실험무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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