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단테의 신곡은 서사시가 가진 작품의 무게 때문에 그간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을 염두하다 보니 고민 끝에 ‘신곡’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연극와 미술, 음악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한 총체적인 공연이 될 것이다.”
총 100여편의 시로 구성된 단테의 대서사시 ‘신곡’이 11월 2일부터 9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내 초연으로 한태숙 연출과 고연옥 작가의 재창작을 거쳤다. 한 연출은 “100편의 시 중 가장 동시대적이고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를 채택했다”며 “지은 죄가 없다며 자신만만했던 시인 단테가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정신적 승화를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신곡’은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로 주인공 단테가 지옥·연옥·천국을 여행하며 듣고 본 이야기를 담았다. 지성과 상상력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담긴 걸작이다. 1부는 지옥, 2부는 연옥과 천국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고 작가는 “지옥은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모순과 왜곡 등이 다이내믹하게 펼쳐 있는 곳”이라며 “원작은 지옥·연옥·천국이 같은 분량으로 돼 있지만 역동적인 구성을 위해 지옥의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단테는 부활절 전후 일주일 동안 세 곳을 여행한다. 지옥에서는 배고픔을 못 이겨 죽은 손자의 살을 뜯어먹는 군주나 아버지의 여자가 된 여인 등이 고통받고 있다. 참회와 산 자들의 기도가 있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약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연옥, 단테가 사랑했던 베아트리체가 있는 천국까지 다다르게 되는 여정이다. 고 작가는 “단순히 죄와 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에 대해 우리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주제의식이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단테 역은 뮤지컬 ‘모비딕’, 모노드라마 ‘나는 나의 아내다’ 등에 출연한 배우 지현준이 맡았고, 창극 ‘메디아’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정은혜가 단테가 사랑하는 여인 베아트리체 역에 캐스팅됐다. 남편의 동생과 애욕에 휩싸이는 프란체스카 역에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 단테의 길잡이 베르길리우스 역에는 정동환이 출연한다. 박정자는 “국가 브랜드 공연에 국가브랜드 배우가 안 나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내가 먼저 출연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정동환도 “아직까지 고단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만약 배역을 맡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판소리와 정가, 클래식, 록, 일렉트로닉 등이 가능한 탈장르적 색채의 15인조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한다. 02-2280-4114.


](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802863t.jpg)


![[그해 오늘] 이게 현실이라니...10대 소녀들 중국으로 유인한 50대 최후](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900020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