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여름휴가는 대부분 비슷하다. 산으로 혹은 바다, 해외로 떠난다. 시원한 바람이 그립다면 산속 계곡을 찾을 것이고 더위와 맞서고 싶다면 바닷가를 택할 것이다. 비슷한 게 또 있다. 휴가지 패션. 이때쯤이면 아웃도어 브랜드 하나쯤은 걸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국민복 패션을 만들어낸 아웃도어 업계의 대표 최고경영자(CEO)들의 휴가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 역시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비슷한 휴가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이들에게 휴가는 단순한 가족과의 여행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로운 경영 전략을 세우는 기간이면서도 신제품과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현재 대학교 강연과 출장 등이 이어져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 하지만 휴가를 내더라도 평소와 다름없이 산에 오를 것이라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작년에도 해외 출장이 겹쳐 휴가를 가지 못했다”면서 “늘 산으로 많은 휴가를 다녀왔던 것 같다. 홀로 산에 오르며 자신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가때면 고봉 등지에 올라 자사의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고 기능성 부분을 확인하는 일을 빼먹지 않고 있다. 올해 여름 휴가는 점차 커지고 있는 캠핑시장에 대한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조형래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 대표는 가족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회사의 비전 및 경영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컬럼비아 측은 “아직
|
K2코리아의 정영훈 대표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지금(7~8월)이 아웃도어 업계 비수기인 만큼 8월 첫째주 정도에 머리를 식힐 겸 소탈한 휴가를 다녀온 후 주요 경영현안을 챙기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운영중인 LG패션(093050)의 구본걸 회장은 6월 말께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매년 이맘때면 한달 가까이 회사를 비우는 구 회장은 다음해 세계 패션 시장 유행을 미리 알아보고 이달 말께 귀국한다는 방침이다.
LG패션 관계자는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 첫 임원회의에서는 자신이 경험한 해외 패션계의 트렌드에 대한 소회를 임원들과 공유하고 이에 맞는 실행방안을 주문한다”며 “워낙 비서한테도 일정을 잘 알리지 않는 성향이라 구체적인 휴가 계획이나 동선을 미리 알 길이 없다. 이달 말 돌아와야 구체적인 휴가 일정을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형섭 네파 대표도 아직 여름 휴가 계획이 구체적으론 잡히지 않았다. 대신 휴가철 즐길만한 아웃도어 활동을 추천했다.
김 대표는 등반 마니아답게 ‘여름 휴가’도 역시 이열치열 ‘암벽등반’에 나서 볼 것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암벽등반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많지만 간단한 교육을 받고 초보자 코스부터 시작하면 일반 산행과는 또 다른 자연 속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북한산 인수봉은 80여개의 암벽 루트가 있어 초보자는 물론, 전문가까지 원하는 난이도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면서 “휴식을 취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산행은 또 다른 휴식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