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8일 대우증권(006800)에 대해 "1조 4000억원의 유상증자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 흔적이 없어보인다"며 목표주가를 2만 3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43% 하향조정했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증권의 증자 후 2011회계연도 예상 자기자본은 4조 3000억원이며 이익창출력은 연 4000억원에 못 미친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은 9%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당국과 산은지주 입장은 맞아 떨어지겠지만, 주주가치 제고 흔적은 없어 보이는 결정"이라며 "이번 결정은 주주보다는 대주주인 산은지주의 입장에서 내려졌다"고 짐작했다.
이어 "산은지주는 기업공개를 통한 민영화와 수익모델 공고화가 절실한 입장"이라며 "계열 내 산업은행보다 두 배 이상 지점을 가지고 있고, 기업금융 시너지 창출이 용이한 증권업과의 결합을 위해서는 대우증권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절실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당국도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계를 주도할 초대형증권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자발적 인수합병(M&A)이 부족한 데 대해 아쉬움을 피력한 바 있다"며 "증자 과정의 실권주는 산은지주가 전량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30% 가량이 포기될 경우 산은지주의 지분율은 47%로 높아진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