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한국 영화는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와 비교적 늦게 인연을 맺기 시작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주요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칸 영화제의 공식부문 중하나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여러 부문에 문을 두드렸으나 공식 '장편경쟁부문'에는 2000년이 돼서야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으로 진출했다.
칸과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에서 1961년 '마부'의 강대진 감독과 1994년 '화엄경'의 장선우 감독이 각각 특별 은곰상과 알프레드바우어상을 받았고 베니스에서 1987년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 비하면 늦게 인연을 맺어온 셈이다.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1997년 전수일 감독의 '내안에 우는 바람', 1998년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고, 1999년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지만 장편 경쟁부문 진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의 해갈을 풀어준 이는 거장 임권택 감독이었다. 2000년 '춘향뎐'으로 경쟁부문에 처음 나갔던 그는 2002년 마침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물꼬를 트고 나자 칸에서 한국영화의 수상은 계속됐다.
감독상 수상 2년 뒤인 2004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와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가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한국영화사 사상 처음이었다.
더구나 '올드보이'가 황금종려상에 이은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아 기쁨은 더했다.
2005년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고,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경쟁부문에 진출, 배우로는 처음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비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2009년에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던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또 한 번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작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경쟁부문 사상 처음으로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홍상수 감독은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사상 처음으로 수상했다.
한국영화는 올해 경쟁부문 진출작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함으로써 개가를 올리게 됐다.
한국 영화가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2연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한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한 적도 3대 국제영화제에서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