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차기대통령, 현재 대권주자중에 나올것"

정태선 기자I 2005.05.22 12:00:10

대권주자 자질 "진실성·선의 권력의지 있어야"
"지난4월 김영남 위원장과 남북대화 재개 합의"
"손학규 지사는 정치적으로 한참 아래"

[edaily 정태선기자] "차기 대통령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권주자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권 후보로 나서는 사람은 진실성과 선의의 권력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해찬 총리가 말하는 차기 대통령후보의 전망과 자질론이다. 이 총리는 지난 20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찬을 갖고, "갑자기 전혀 엉뚱한 사람이 차기대통령 후보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물망에 오르고 있는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간접적으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임을 인정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의 자질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며 지금은 국민들 수준이 높아져서 무엇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잘 안다"면서 "겉모습만 잘 포장하는 것만으로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선의의 권력의지를 가지고 사회를 좀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보겠다는 포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군에 이 총리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흥미로운 발언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자신의 대권도전 가능성은 부인했다. 이 총리는 "공익근무(국회의원) 18년동안 하면서 해볼 것은 다 해봤는데 무슨 욕심이 있겠냐"며 "늘 말해왔지만 정책적으로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잘 보좌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지난4월 김영남 위원장과 남북대화 재개 합의" 10개월만에 남북대화가 재개된 뒷배경과 관련, 이 총리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만남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김영남 위원장과 지난달 23일 자카르타에서 만났을 때 사실 남북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언론에 (구두)약속 정도로 소개됐지만 그때 합의가 이뤄졌었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주 열린 남북차과급회담은 고위층간의 합의가 이뤄진 속에서 진행돼서인지 북측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이어질 남북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리는 "6.15공동선언행사때 대표단 파견이나 장관급회담, 8.15공동행사 등으로 북측과 세번의 기회가 마련됐다"면서 "자꾸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이 특사로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북측과의 일은 만나봐야 안다"며 "막판까지 가도 알수 없는 일들이 많다"고만 말했다. ◇"손학규 지사는 정치적으로 한참 아래" 최근 수도권발전대책을 협의하면서 손학규 경기지사와 겪은 갈등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손학규 한판승`이란 일부 여론을 언급하자 이 총리는 "정치적으로 말하면 나는 고수에 속한다"며 "손학규 지사는 `아래도 한참 아래`이며 이번 일은 정치인으로나 행정가로 볼 때도 도리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이 총리는 경기 활성화에 대해서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8% 이상의 고도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다소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실있는 성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을 잡는 정책도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시중에 투자하지 않고 그냥 가지고 있는 돈이 많은데 이 돈이 부동산쪽으로 가서 집값이 치솟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궐선거의 패인은 투표율 저조를 지목했다. 이 총리는 "이번 보선에서 패한데는 열린우리당의 여러 잘못된 점도 있지만 투표율이 낮은 것이 가장 문제였다"면서 "30%도 안되는 투표율이면 주로 50~60대의 투표율이 높은데 열린우리당의 지지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그동안 거쳐온 여러 공직 가운데 교육부장관시절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국회의원, 교육부장관 총리 등 여러가지 일들을 해봤는데 그 중에 제일 잘한 일은 교육부"라며 "총리는 여러 일들을 조정하는 것이지 교육부 때처럼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장관 때 새로운 입시제도와 교원정연제도를 과감히 도입하고, 특히 이때 추진했던 BK21(두뇌한국)사업을 통해 황우석 박사 같은 과학자가 나오는 성과를 거뒀다"며 보람을 느끼는 듯 했다. 이 총리는 황우석 박사와 21년간 맺은 끈끈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이 총리는 "바이오가 생소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BK21을 통해 지원했었다"면서 "황 박사가 과학분야에도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며 나에 대해 놀라워 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황 박사가 대전고등학교 출신이고, 친구들 중 대전고 출신이 많은 인연으로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내왔다"고 얘기했다. 이어 "언론이 세계적인 과학자를 잘 보호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총리는 이번주말쯤 황 박사의 초청으로 과외의 연구결실인 `맛있는 쇠고기`를 맛볼 기회도 갖게 된다고 한다. "매일 런닝머신을 달리는 기분"이라며 바쁜 일상을 표현하는 이 총리는 "김종필 총리때는 낮에 공관에 들려 바둑을 두고 간적도 있어서 총리가 되면 가끔 바둑이나 두려고 했는데, 정말 일이 많아 틈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골프칠때 가장 승부욕이 강하고 잘 안봐주는 사람으로 진대제 장관"을 꼽으면서 "대한민국 공직자중에서 제일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일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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