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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증시 키 포인트(31일)

허귀식 기자I 2000.10.31 08:56:57
10월의 마지막 날 주식시장 안팎은 어지럽다. 정현준 사건이 터진 직후 일부에선 시장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 뒤 파장이나 리타워텍의 불공정거래의혹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구조조정 속도는 빨라질 수도 느려질 수도 있는 기로에 있는 듯하다. 동아건설의 퇴출 가능성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부실기업 솎아내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건설 등 다른 대형건설사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전망은 불투명하다. 감독당국은 은행합병도 재촉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에서 속도를 내겠다는 정책의지가 표출되고 있다. ◇동아건설 워크아웃중단 가능성 = 강태봉 서울은행 여신관리부장은 31일 채권단 협의회가 열리기 전에 신규자금 지원문제가 부결될 것에 대비해 동아건설측에 법정관리 등 회사의 자체적인 대안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강 부장은 "대한통운 지보협상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동아건설의 워크아웃중단은 "퇴출"이라기보다는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으로서는 우방에 이어 동아건설을 "과감히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그러나 추가손실부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건설의 법정관리행은 퇴출판정의 신호탄이다. 오는 3일쯤으로 잡힌 판정결과 발표에 앞서 지상에 일부 기업의 이름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동아건설 처리는 특히 채권금융기관들이 충당금 부담을 감수하면서 엄격한 판정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한국의 구조조정 강도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는 데는 도움이 될 듯하다. 다시 말해 "한계기업의 과감한 정리"라는 시장의 요구를 정부와 채권단이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법정관리에 따른 일시적인 충격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부실을 솎아내면 은행합병의 필요성은 더 높아진다. 동아건설 퇴출 결정은 11월초 우량은행간 합병가시화와 더불어 은행주의 상승을 가져올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 증시 움직임 = 미국 증시는 다우 지수가 지난주말 대비 2.31% 상승한 10835.77 포인트, 나스닥 지수가 2.65% 하락한 3191.40 포인트, S&P 500 지수가 1.38% 상승한 1398.66 포인트로 각각 마감했다. 기술주 약세, 금융주 화학 제지업종 등 경기순환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가는 OPEC의 증산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고된 탓인지 상승했다. 나스닥시장은 하락했지만(-2.7%)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5% 상승한 것도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의 기술적 반등을 점치게 한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8.1% 대폭 상승해 종합주가지수의 반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 64메가 D램의 국제시장 가격이 계속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AIG와 현대 = 미국 AIG는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 회장의 방한 취소가 현대 투자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고 31일 다우존스뉴스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AIG는 현대 투자 문제는 그린버그 회장이 아닌 다른 임원이 핸들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AIG는 그린버그 회장의 방문은 서울시 부시장과의 면담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는 현대가 그동안 밝혀온 내용과 다른 것이다. "AIG는 정말 투자하는 것일까" "현대의 발표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커질 듯하다. 그린버그 회장은 왜 서울시 부시장을 만나려 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우차 매각 = GM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와고너는 "올 연말까지 (대우차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때까지 최종 타결이 이뤄질지 말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협상이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구조조정의 바로미터라는 대우차 매각 문제의 처리지연은 외국인투자자의 대한(對韓)시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추진과정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IDC의 정전사고와 다음 등의 서비스중단 = 인터넷 서버를 종합관리하는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가 이달들어 두 번째 정전사고를 냈다. 서버관리를 위탁한 다음 네이버 겟모어증권 인터넷제국 등의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KIDC는 이번 사고로 신뢰훼손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KIDC는 데이콤의 자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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