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우려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부터 불거진 중국 부동산 리스크는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채권 상환을 하지 못한 채 채권 거래 자체가 중단된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이후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와 신탁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대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우려가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로 확대되고 있다.
변 연구원은 “컨트리가든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1%를 상회하는 대형 부동산 기업”이라며 “디폴트 및 파산가능성이 확대할 경우 파장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컨트리가든은 2022년 매출 기준 83조원 규모로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5위 권 안에 드는 최상위 업체다. 게다가 중국의 7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3% 하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응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8월 15일 깜짝 단기 금리 인하, 8월 16일 유동성 공급을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변 연구원은 “부동산 업체의 연쇄 부도 위기→뱅크런 또는 신용 경색→금융 기관 부도위기 등 금융 시스템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향후 지급준비율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부동산 업체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핀셋 정책 지원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변 연구원은 “직관적으로 봤을 때 중국 부동산이슈로 인해 바닥을 통과했다고 보는 반도체 업황이 다시 꺾인다고 가정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감산 발표 당시의 주가인 6만3000~6만5000원에서 단기바닥을 탐색할 것”이라며 “코스피 역시 당시 레벨인 2460~2550 부근을 저점으로 찾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 이번 이슈로 글로벌 금리인상이 일단락되고 연방준비제도의 ‘매파’ 스탠스가 약화할 것이란 판단이다. 변 연구원은 “미국의 이슈는 아니지만 중국 경기 둔화가 일정 부분 미국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보다는 중립적 스탠스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 기대를 재차 부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 우려로 인해 중국 및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유가 및 원자재 시장의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 둔화 이슈가 재 부각되면서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완화 재료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