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의 권리 행사가 활발해지면서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소액주주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주주제안 이후 주주환원이 늘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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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 주가는 주주제안을 받기 전 6000원대에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주주제안 소식이 전해진 뒤 급등해 지난 21일에는 장중 8660원까지 뛰었다.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대해 “이사회 결정 사안”이라며 주주총회 상정을 거절한 이후에는 실망매물이 나오면서 현재 7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영향으로 기존 주가 대비 오른 상태에서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스코텍(039200)은 최근 주주 3명이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해 주주 세력 규합을 예고하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7.51% 상승했다. 주당 1만6000원대이던 주가는 지난 달 20일 2만2650원을 찍은 뒤 조정을 받아 현재 1만8600원(이날 종가 기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한국알콜(017890) 역시 지난달 중순 배당금 확대, 지배구조 개선, 자산 재평가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나오면서 주가가 들썩였다. 지난달 초 1만1000원대이던 주가는 1만3030원(2월22일)을 찍으면서 20% 가까이 급등한 뒤 최근 1만1000원대로 되돌아왔다.
신풍제약(019170)도 자사주를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받고 주가가 2만2000원대까지 뛰었다가 최근 1만9000원대로 내려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특히 최근에는 주주제안이 이뤄지거나 기업들이 이를 수용하면 같은 처지에 놓인 종목들의 주가가 함께 꿈틀거리는 동조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일신방직이다. 앞서 일신방직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회사 소유 미술품 공개 등을 제안했고, 회사 측은 6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주당 배당금 5000원의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또 유통주식수 확대를 위해 주식 액면을 현재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일신방직의 주주환원정책이 발표된 다음날 주가는 10.77% 급등했다. 같은 날 오스코텍(7.73%)과 한국알콜(4.14%), 알테오젠(196170)(3.64%)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모두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들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와 SBS(034120) 등이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되거나 지분을 보유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들 역시 주주권리 행사를 통해 주주제안을 일부 관철시키자 일종의 테마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액주주 제안이 주가 부양이나 지배구조 개선에 초첨이 맞춰진 만큼 주가 상승은 정상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악용해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등 이른바 ‘먹튀’ 사례도 나올 수 있어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행동주의에 편승해 단기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잘못된 정보를 흘리는 사례도 나올 수 있는 만큼 관련 이슈가 있는 종목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