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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전형적 약세장' BOE 충격에 장 막판 모두 폭락

김정남 기자I 2022.10.12 06:27:38

BOE 총재 "예정대로 시장 개입 곧 끝낼 것"
장중 반등하던 3대 지수, 장 막판 모두 폭락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약세 압력을 받았다. 또 시장 개입에 나선 영국 영란은행(BOE)이 당초 예정대로 개입을 끝낼 것이라고 밝히자, 3대 지수가 갑자기 폭락했다.

(사진=AFP 제공)


◇BOE 총재 “시장 개입 곧 끝낼 것”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상승한 2만9239.19에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장중 줄곧 상승세를 탔다가, 장 막판 하락 전환 후 다시 소폭 오른채 마감했다.

다만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5% 내린 3588.84에 마감하며 3600선이 깨졌다. 지난달 30일 당시 기록한 연중 최저치 3585.62에 가까워졌다. 나스닥 지수는 1.10% 내린 1만426.19까지 떨어졌다. 두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장 막판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버티지 못하고 하락 마감하는, 전형적인 약세장 흐름을 보였다.

3대 지수는 장중 줄곧 상승 압력을 받았다.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모처럼 반등했다. BOE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물가지수연동국채의 추가 매입을 골자로 한 시장 안정 조치를 또 내보이면서 금융시장 전반이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오후 2시35분께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가 국제금융협회(IIF) 연례 총회에 나타난 이후 증시 흐름은 급변했다. 베일리 총재는 “BOE의 시장 개입은 곧 끝날 것”이라고 했고, 3대 지수는 그 직후부터 수직 낙하했다.

베일리 총재는 최근 두 차례의 대규모 채권시장 개입을 두고 “계획대로 이번주 말(오는 14일) 시장 개입을 중단할 것”이라며 “모든 펀드들과 기업들에게 보내는 나의 메시지는 이제 3일 남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BOE가 최근 내놓은 채권시장 개입을 예정대로 14일 끝내겠다는 의미다. BOE는 영국 길트채(국채) 금리가 폭등하자(길트채 가격이 폭락하자) 지난달 말 채권 매입을 확대하기로 하며 처음 시장 개입에 나섰고, 이날 매입 대상에 물가지수연동국채를 포함하기로 한 내용을 골자로 한 두 번째 개입을 했다.

BOE가 채권시장 안정에 직접 나선 것은 주요 연기금들이 무너질 징조가 보였던 탓이다. 이를테면 영국 퇴직연금인 부채연계투자(LDI) 펀드들은 길트채 장기물을 3분의2 이상 담고 있는데, 이로 인해 LDI 펀드들의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증폭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영국 연금생애저축협회는 전날 BOE에 이번달 말이나 혹은 그 이후까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베일리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당국의) 개입의 본질은 일시적이라는데 있다”며 “그것은 결코 장기적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BOE가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어놓은 것이다.

◇반등하던 3대 지수, 장 막판 폭락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는 여전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연준이 긴축을 너무 많이 할 위험보다 너무 적게 할 위험이 더 크다”며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미국을 따라 덩달아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13%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배럴당 1.95% 하락한 8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 수정보고서 발표 직후 브리핑에서 “유럽의 에너지 충격이 오래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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