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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고차 등록 대수는 193만5329대로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중고차시장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꺾였다. 실제 지난해 중고차 판매량은 265만5389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중고차시장 성장세가 꺾인 이유는 중고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차시장은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몸값이 빠르게 상승했다. 일례로 2018년식 현대자동차(005380)의 팰리세이드 디젤 모델 가격은 지난해 10월 말 3348만~3800만원이었다. 디젤 모델이 친환경 추세 등으로 하락세인데도 불구하고 팰리세이드 디젤 모델 가격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최대 318만원 올랐다.
특히 중고차 가격 상승 현상은 신차급 중고차에서 두드러졌다. 출고 1년 미만의 일부 중고차는 신차 가격을 뛰어넘는 역전현상도 발생했다. 기아 쏘렌토 디젤 2.2 4WD 시그니처의 지난해 5월 신차 가격은 4117만원이었지만 2021년식 중고차 시세는 4301만원이었다.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00만원 비싼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고차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상반기부터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전체 중고차시장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차급 중고차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케이카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은 2022년식 중고 차량의 가격이 전월 대비 0.5% 올랐다. 이외에도 기아 K8은 2022년식과 2021년식 중고차 가격이 전월대비 각각 0.8%, 0.2% 올라 신차급 중고차의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전방위적 부품 수급난에 신차 출고 지연 기간 연장
신차급 중고차의 가격 상승은 악화되고 있는 신차 출고난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업계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지속되는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까지 길어지면서 전방위적인 차량 부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모델별 출고 지연 기간도 △아반떼 하이브리드 16개월 이상(전월 대비 2개월↑) △코나 하이브리드 10개월(3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2개월↑) 등으로 더 길어지고 있다. 차량 출고 지연에 지친 소비자들이 다시 신차급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신차급 중고차의 인기는 판매량으로도 확인된다. 케이카의 올해 2분기 신차급 중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이민구 케이카 PM1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라면서도 “하지만 전방위적인 차량 부품 수급난 속에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에 달하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급 중고차의 감가 방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