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역량이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상황에 비춰 설욕의 의미도 세웠다. 쿠팡을 이정표 삼아 여타 유니콘 기업이 미국 시장을 노리는 데에도 선구자 역할을 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재무 정보 요구 정도가 세고 투자자 보호 제도가 강한 편이다. 한국 기업도 선진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여건에 들어맞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사업 측면에서는 배달의 쿠팡이츠와 OTT(over-the-top media service)의 쿠팡플레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시기였다. 쿠팡이츠는 `단 건 배달`을 밀어서 포화한 배달 시장 틈새를 파고들었고 결국 시장 1위 배달의 민족도 배민원을 뒤늦게 론칭하고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배민과 배달통이 합병하면서 요기요가 매각하는 과정도 쿠팡이츠가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는 기회가 됐다.
쿠팡플레이는 와우멤버십을 위한 유인책에 그칠 것이라는 견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돌아온 `SNL코리아`를 독점 방송하고 자체 제작 드라마 `어느 날` 등도 독자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해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OTT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현행 2900원)도 큰 경쟁력이었다.
다만 매해 적자에 머물러 있어 수익 현실화는 풀어야 할 숙제다. 만년 성장주라는 꼬리표는 기업 가치 발목을 잡는 리스크다. 쿠팡 주가가 상장 이후 올해 말까지 40% 넘게 하락한 것은 이런 우려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