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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백악관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에 사라 블룸 라스킨(60) 전 재무부 부장관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과 달리 금융 규제 강화와 기후 변화 대응 성향이 강한 인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라스킨 전 부장관을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스킨 전 부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경제 요직을 거친 민주당계 인사다. 2010~2014년 연준 이사를 지냈고, 2014~2017년 재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상원 금융위원회 자문위원, 메릴랜드주 금융규제 국장 등도 거친 금융 규제 전문가다.
라스킨 전 부장관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지명 받고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랜달 퀼스 현 부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그는 은행권 규제에 완화적이었던 퀼스 부의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WSJ는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인사들은 연준이 대형은행들을 규제하는데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기후 변화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며 “(진보 인사들의 수장 격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라스킨 전 부장관 혹은 리처드 코드레이 초대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을 백악관에 추천했다”고 전했다.
코드레이 전 국장 역시 CFPB 재직 당시 은행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강경 금융 규제론자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차기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미 부의장으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사와 함께 은행권 대출 창구를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2기’는 금융 규제 측면에서 다분히 매파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지명한 제롬 파월 의장은 가파른 통화 긴축을 천명한 상태다. 인플레이션 급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 입지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도가 커진 영향이 있어 보인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른 연준 이사직에는 리사 쿨 미시건대 교수와 필립 제퍼슨 데이비슨칼리지 교수를 각각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둘은 모두 흑인이다. 연준 내 다양성 측면에서 백악관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8년 연준 역사에서 흑인 이사는 세 명에 불과했다.
WSJ는 “백악관의 연준 이사 지명은 이르면 내년 1월 초 이뤄질 수 있다”며 “후보군은 막판에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