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 군북면 ‘수생식물원’ 2003년부터 5가구 주민이 터를 잡아 이국적인 모습에 ‘천상의 정원’으로 불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등 볼거리 많아
충북 옥천 수생식물원 ‘천상의 바람길’ 포토존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옥천 군북면 대청호 언저리. 이곳에 죽어가는 물을 살려내고 정화시키는 자연 생태보전의 파수꾼 ‘수생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바위벼랑을 이룬 호반을 따라 조성한 아름다운 정원과 건물의 모습에 ‘천상의 정원’이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사실 이곳은 놀이동산이나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다. 수생식물을 재배, 번식시켜 보급하는 것은 물론 수생식물을 통한 ‘물 사랑’의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모든 수생식물과 열대지방의 대표적인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2003년부터 5가구의 주민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이곳에다 수련농장과 수생식물 농장, 온대수련 연못, 매실나무 과수원, 잔디광장,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충북 옥천 수생식물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수생식물원의 입구 계단에 올라서니 매표소가 나타난다. 사전예약제로 윤영하는 곳이라 방문하기 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매표소 바로 앞은 ‘좁은 문’이 맞이한다. 이곳을 통과하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로 이어진다. 좁은 길에서 나오자 검은색 거대한 바위가 시선을 잡는다. 황강리층 변성퇴적암이라는 바위로, 수십만년 전 바다 깊은 곳에 있던 것이다.
바위 주변은 ‘천상의 바람길’을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되도록 걸음을 늦춰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거북이처럼 걸으세요’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바람이 주인이다’ 등의 팻말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게 한다. 이 길을 끝까지 가면 대청호가 눈앞에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자연에게 몸을 낮추게 되는 순간이다.
수생식물원 ‘카페앞’ 전경
천상의 정원 맞은편 언덕에는 유럽의 고성을 연상케 하는 ‘달과 별의 집’이 있다. 이곳과 가까운 부소담악처럼 대청호를 향해 뻗어 있는, 직벽 위 천상의 정원이 아찔하다. 바위 색깔에 맞춰 튀지 않게 진회색 벽돌로 지어져 유럽 중세의 고성(古城)을 보는 듯 이국적이다. 건물 꼭대기에 성탑 전망대가 있다. 좁고 가파른 철제 사다리를 아슬아슬 딛고 올라서면 대청호와 학습원의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다만, 최근에는 안전 문제로 입구를 잠가놓았다.
아찔한 벼랑 위 산책로를 지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을 만난다. 4~5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다. 십자가를 품은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대청호의 그림 같은 풍광은 넓고 장쾌하다. 정원 내 전체 산책 코스는 그리 길지 않았지만, 호수를 끼고 걷다가 군데군데 조망의 공간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경이 위안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