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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빛의 반사’와 ‘그림자’를 이용해 성스럽고 예술적으로 보이는 세계와 싸구려 재료로 만든 그 이면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 미술관에서 만난 이 작가는 “일상 생활에서 신문 기사, 광고지 등 무수한 이미지를 접하지만 표면만 볼 뿐 맥락과 관계 등은 알 수 없다”며 “현실의 이미지로부터 전혀 다른 맥락의 이미지를 끌어내 두 세계로 표현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신문 기사, 광고지, 커피가루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이 활용됐다.
우아한 스테인드 글라스 빛을 내는 오색찬란한 작품 ‘성스러운 빛’이 대표적이다. 앞에서 보면 아름답기만 한 작품의 뒷면을 보면 그 빛의 실체가 대야, 그릇, 페트병 등 플라스틱 용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작가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물건들의 실루엣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작품을 통해 아름답다, 예쁘다 등의 감상을 떠나 그 근원을 함께 자각했으면 한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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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에서 무엇이 표면이고, 무엇이 그 속에 담긴 맥락인지 판단은 관람객에게 맡겼다. 그는 “각자의 지식, 배경에 따라서 인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개개인의 경험에 맞게 해석하돼, 작품을 본 후 일상생활의 신문기사나 광고판 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으면 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전시는 20년 이상 활발하게 활동한 중견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 작가의 데뷔 때부터 최근까지의 작품 2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8월 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