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트럼프, 비자 중단 초강수로 '대선 승부수'

김나경 기자I 2020.06.24 01:00:00

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트럼프의 초강수
바이든에 여론조사서 10%P 이상 뒤져
美 언론 "대선용 핵심 지지층 결집 전략"

△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선거유세를 진행 중이다. 이날 유권자들의 ‘노쇼’로 털사 유세장은 빈 자리가 많았다. [사진제공=AFP]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업비자 중단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올해 11월 대선 전략과 관련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줄을 이으면서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제일주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는 행정명령은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고 전했다. 올해 11월 대선을 겨냥해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층이 원하는 이민 제한 조치를 확대·강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하며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권자들에게 강경 이민 정책을 핵심 어젠더로 제시해 왔다”고 했다. 취업비자로 미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는 투표권이 없다. 이들의 일자리를 미국인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만큼 득표에 유리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입국 제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며 “이번에도 이를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로 이민 정책 이슈가 무색해졌다”면서도 “하지만 자신의 핵심 지지층에게 더 강경한 이민 정책을 보여주며 어필하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알려진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 공장지대)’와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유권자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의미로 읽힌다.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주요 단체들에게 취업비자 제한 정책의 압박을 받아 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초강수를 던진 것은 그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 오명을 쓰는 동시에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방증하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 여론조사기관으로 알려진 스콧 라스무센이 인터넷매체 ‘저스트 더 뉴스’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6%의 지지율로 바이든 전 부통령(48%)보다 12%포인트 뒤졌다. 이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10%포인트 이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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