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서방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당초 이달 중 워싱턴 개최가 추진되던 G7 정상회의를 9월로 연기하고 이때 한국도 참여시키고 싶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참가국을 확대함으로써 서방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질서 개편 노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의사표명 차원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G7 참가 여부가 어떻게 귀결될 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우리의 높아진 위상이 확인된 것만은 틀림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신규 초청국 대상으로 한국과 함께 호주, 러시아, 인도를 함께 거명했다는 점에서도 최소한 기존 G7 체제에 이들 4개국이 추가된 G11이라는 새로운 범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미 G20에 참가하는 입장에서 세계 리더국으로서의 순번이 앞당겨지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고조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관계에 깊이 끌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미·중 마찰은 경제 분야를 넘어 외교·군사 측면으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으로 인한 마찰에 남중국해에서도 무력충돌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중국 편을 들었다며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러다간 결국 우리도 미·중 간의 패권경쟁에서 어느 한 쪽에 서기를 강요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미국 주도의 G7 정상회의에 초청받는 자체로 미국 편에 서도록 권유 받는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우리는 사드 배치로 인한 미·중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바 있다. 우리의 안보·국방을 위해 당연한 조치인데도 중국의 보복을 당한 것이다. 며칠 전의 사드장비 교체 반입을 놓고도 중국은 과민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세계 리더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부담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강대국 간의 과도한 패권경쟁에 말려들어가는 국면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G7 정상회의 참가 기회를 살리면서도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