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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22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긴급 위원회 직후 대(對)언론 브리핑을 통해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직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족이나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계 종사자 내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외 지역에서는 현재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가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디디에 후상 WHO 긴급 자문위원회 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원회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거의 50 대 50으로 비등하게 엇갈렸다”고 말해, ‘우한 폐렴’ 사태를 두고 WHO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란 WHO의 최고 전염병 경보 단계로, 이 경우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앞서 WHO는 최근 10년간 △신종 인플루엔자(2009) △소아마비ㆍ서아프리카 에볼라(2014) △지카 바이러스(2016) △키부 에볼라(2019) 등 5번 PHEIC를 선포한 바 있다.
한편,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후베이성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1명의 사망자가 발생, 총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망자가 주목받는 건 우한 폐렴 발원지인 후베이성 밖에서 나온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17명의 사망자는 모두 허베이성 내에서만 나왔었다. WHO에 따르면 확진자는 23일 현재 사망자 17명을 포함해 584명이다. 이 가운데 575명은 중국 내에서, 나머지는 한국·싱가포르·태국·미국·베트남 등에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