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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우한폐렴, 비상사태 선포 수준 아냐"…中후베이성 밖 첫 사망

이준기 기자I 2020.01.24 06:10:28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중국 외 지역, 사람 간 전염 증거 없어"
"이번 사태 심각하지 않다는 것 아냐"…위원들 ''50 대 50'' 비등
후베이성서 첫 사망으로 총 사망자 18명…허베이성 밖 첫 사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에 감염된 환자들이 입원한 베이징 한 병원에서 21일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끼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 외 지역에서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발원지인 우한에 있는 후베이성 외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22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긴급 위원회 직후 대(對)언론 브리핑을 통해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직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족이나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계 종사자 내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외 지역에서는 현재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가 국제적인 비상사태로 선포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디디에 후상 WHO 긴급 자문위원회 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원회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거의 50 대 50으로 비등하게 엇갈렸다”고 말해, ‘우한 폐렴’ 사태를 두고 WHO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란 WHO의 최고 전염병 경보 단계로, 이 경우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 체계가 꾸려진다. 앞서 WHO는 최근 10년간 △신종 인플루엔자(2009) △소아마비ㆍ서아프리카 에볼라(2014) △지카 바이러스(2016) △키부 에볼라(2019) 등 5번 PHEIC를 선포한 바 있다.

한편,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후베이성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1명의 사망자가 발생, 총 사망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망자가 주목받는 건 우한 폐렴 발원지인 후베이성 밖에서 나온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17명의 사망자는 모두 허베이성 내에서만 나왔었다. WHO에 따르면 확진자는 23일 현재 사망자 17명을 포함해 584명이다. 이 가운데 575명은 중국 내에서, 나머지는 한국·싱가포르·태국·미국·베트남 등에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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