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강원도 강릉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제2공장 및 연구생산동 준공식에서 만난 정상수 파마리서치프로덕트(214450) 대표는 국산 천연자원을 활용해 국내 재생의학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는 1993년 설립했다. 설립 당시는 다른 회사가 만든 약의 허가 컨설팅이 주력이었다. 정 대표는 700여개의 의약품 인허가를 담당하면서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동시에 알짜 기업과 아이템을 고르는 안목을 키웠다.
2007년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이탈리아에서 송어 정소와 정액으로 만든 피부재생 의약품을 들여왔다. 이 부위에는 조직재생물질인 PDRN이 풍부하다. PDRN은 DNA에서 추출하는데,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성장인자 분비를 촉진해 상처부위 염증을 완화하고 조직을 재생하는 기능을 한다. 원래 몸속에 존재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이상반응이 없고 태반이나 유산된 태아에서 재료를 얻었던 기존 재생의학 재료에 비해 윤리 문제에서 자유롭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정 대표는 고향인 강원도 강릉을 생각했다. 강릉은 매년 가을이면 알을 낳으러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떼가 장관을 이룬다. 정 대표는 “송어와 연어가 같은 과(科)라 연어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2008년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연어 정소의 DNA에서 PDRN, PN(PDRN보다 긴 DNA 조각), 중합DNA(2개 이상의 분자가 결합한 DNA) 등 유효물질을 최적으로 추출해 내는 독자 기술도 개발했다. 연어 정액에서 추출한 PDRN은 조직이나 각막, 근골격계용 재생용 의약품으로, 정소에서 추출한 PN은 피부재생이나 관절연골재생, 골형성 촉진용 의료기기로 개발한다. 중합DNA는 주름개선 화장품이나 관절기능개선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 중이다.
|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7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지었다. 2공장은 대지 1만8650㎡에 연면적 1만6030㎡규모로 기존 1공장보다 생산량이 5배에 이른다. 2공장 역시 강릉에 지었다. 원료인 연어 부속물을 쉽게 공급받기 위해서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강릉에서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가장 큰 제조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2공장에서는 PDRN 의약품인 리쥬비넥스, 점안액 리안을 비롯해 콘쥬란·리쥬란 등 의료기기, 히알루론산 필러,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정 대표는 “당분간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설비를 추가로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도 남겨둬 미래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에스트라의 필러사업부와 보툴리눔톡신 개발 전문 바이오씨앤디(현 파마리서치바이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로써 회사는 기존 PDRN 제품과 더불어 피부미용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달부터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리엔톡스’의 해외 수출을 시작했다.
정상수 대표는 “의약품과 미용제품의 매출에 균형을 맞추면서 시너지가 나도록 할 것”이라며 “건강과 미용 분야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