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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진행된 은평구 신사동 신사현대1차 아파트 전용 84.17㎡(12층)의 경매도 마찬가지였다. 감정가가 최근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 이상 낮은데다 지난달 한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는 더 떨어진 상태였다. 응찰자가 24명 몰리긴 했지만 입찰함을 열어보니 낙찰가는 3억7630만원으로 감정가(3억6700만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18일 경매에서 46명의 응찰자가 몰려 화제가 됐던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아파트 전용 59.94㎡(9층)의 경우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낙찰가는 실거래가에 못미쳤다. 작년 9월 11억원(7층), 작년 12월 9억9000만원(7층)에 거래됐던 면적형이다.
응찰자가 많이 몰려도 낙찰가가 실거래가를 넘지 않는 현상은 이달 들어 불문율이 됐다. 앞서 지난 11일 성동구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전용 59.96㎡(10층)은 21명의 응찰자가 몰려 낙찰가율 118%를 기록했지만 낙찰가는 작년 거래가격의 고점에 비해서 1억원 가까이 낮았다. 부동산 경매 입찰자들이 그만큼 냉정하고 신중하게 낙찰가를 책정하고 무리한 베팅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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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율과 함께 주요 경매지표인 평균 응찰자수는 2월 6.4명으로 전월(4.4명)보다 늘었다. 다만 이는 재경매 물건 또는 감정가가 시세 대비 크게 낮은 일부 물건에 응찰자가 대거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월 낙찰건 37건 가운데 8건(21.6%)만이 평균 이상의 응찰자가 참여했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응찰자가 많이 몰린 물건은 대부분 1회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80%로 떨어진 물건”이라며 “전반적으로 신건에는 응찰자가 몰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월 전체 아파트 낙찰 사례 중 신건 낙찰은 29.7%(11건)에 불과했다. 감정가보다 높게 낙찰된 물건들도 1회 유찰 이후 재경매에서 감정가를 넘어 낙찰된 사례도 3건으로 집계됐다.
2월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다른 달보다 영업일이 짧았지만 경매 진행건수는 83건으로 적지 않았다. 작년 11월 65건, 12월 67건보다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부동산시장의 활기가 떨어지면서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유찰된 건수가 쌓이고 진행건수는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 연구원은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섣부르게 입찰에 들어가기보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건 분석 시 매매시장의 호가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2월 경매 진행건수는 1711건으로 전월(2360건) 대비 2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36.7%, 82.7%로 각각 2.7%포인트, 2.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평균 응찰자수는 5.4명에서 5.8명으로 소폭 늘었다. 진행건수가 줄어들면서 경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한정된 물건에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2월 한달간 전국 전체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8309건으로 작년 9월(8342건) 이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은 윤달인데다 설 연휴 등으로 영업일이 적었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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