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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연필 한 자루도 인터넷에서 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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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18.02.23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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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다이소에서 연필, 지우개 안 팔면 이제 어디서 사야해?”

한 지인의 중학생 딸이 이렇게 물었다. 당장 문구류를 쓰는 학생들부터 직간접적으로 문구 값을 내야하는 학부모까지 덩달아 걱정이다. 다이소가 아니면 ‘어디서 문구류를 싸게 살 수 있느냐’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고민에 빠졌다.

최근 정부가 다이소를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덩치가 커진 다이소가 문방구와 같은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가 내린 대책 안이다. 문구 판매를 전면 규제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문제가 되니 없애자’는 식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소비자 입장에선 ‘어디서 싸게 사느냐’는 선택권 제한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다. 이미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수십 건의 ‘다이소 규제반대’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동네에 문구점이 하나도 없다. 백화점 내 문구점은 너무 비싸다. 왜 소비자들의 자유를 정부가 나서서 제한하느냐”고 했다.

결이 다른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동네 문구점이 죽어가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다이소와 인터넷판매, 대규모 문구점 때문에 학교 앞 문구점은 설 자리가 없다”며 “더 큰 문제는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준비물을 납품받고 있다”고 했다. 다이소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또 다른 대규모 문구점, 그리고 학교 측의 문구류 대량 구매 등 작은 문구점이 소외되는 요인이 한둘이 아닌 점을 짚었다.

규제가 능사가 아니다. 이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때마침 다이소가 ‘자율상생방안’을 냈다. 직원 3000명을 채용하고 동반성장위원회, 전국학용문구협동조합 등과 상생 방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동네 문구점이 모여 목소리를 내니 시장이 스스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일부 이익단체의 목소리만 대변한다면 규제정책의 끝에 ‘인터넷 전면 폐쇄안’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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