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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특급호텔 15곳에 재직 중인 호텔리어 18명(남성 2명, 여성 16명)에게 물어본 결과 호텔 객실 투숙 시 사용을 꺼리는 비품으로 컵과 커피포트를 가장 많이 꼽았다. 18명 중 2명을 제외한 16명이 복수 응답했다. 커피포트를 개인적인 습관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위생상의 문제를 들었다. 불특정 고객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형 숙박업체인 탓에 이전 고객이 어떻게 사용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저변에 깔려 있었다.
특급호텔의 한 관계자는 “호텔의 청소 매뉴얼은 철저한 위생규칙을 따르도록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단지 아무리 꼼꼼히 청소를 했어도 다수의 고객이 이용한 객실이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고객 중 객실 내 비치된 커피포트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양말 등을 삶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호텔리어들이 커피포트 사용을 꺼린다고 밝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컵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일부는 외부에 노출된 만큼 청소를 해도 먼지 등이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굳이 컵을 이용해 물을 마실 필요가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언급이 많이 된 비품은 카펫이다. 18명의 호텔리어 중 7명이 선택한 카펫은 ‘먼지’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카펫의 특성상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여도 먼지가 전부 제거될 수 없어서다. 특히 서양 고객들은 신발을 신고 객실을 활보하기 때문에 카펫에 외부 유해물질이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카펫 없는 객실을 찾는다고 했다.
응답자 중 3명은 쿠키와 커피, 티백 등 준비된 다과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답했다. 문제는 ‘유통기한’이었다. 개봉된 탓에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는 “객실을 청소하면서 매번 기본 다과를 교체할 수도 있지만 언제 제조해서 언제까지 먹을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어 되도록이면 먹지 않는다”고 했다.
언급된 비품 외에 욕조, 칫솔, 티스푼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생에 예민한 한 호텔리어는 객실 내 소파, 침대 시트 등의 사용도 꺼려진다고 전했다.
반면 호텔의 객실 비품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고 답한 호텔리어는 2명에 불과했다. 2명의 호텔리어는 “털털한 성격 때문인지 청소 상태 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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