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등장했다. 손 회장은 ‘모바일, 그 다음’이라는 주제로 곧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이 우리 인류의 최대 ‘위험요소’중 하나지만,인류의 난관을 해결해줄 ‘파트너’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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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먼저 자신이 반도체 칩 업체 ARM을 인수했던 이유를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반도체 칩 업체 ARM을 320억달러(약 36조원)에 인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1000억달러 규모 비전펀드도 조성했다. 비전펀드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한다.
손 회장은 “지금도 사람들은 나에게 왜 ARM을 샀냐고 묻지만, 나는 강한 확신이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운을 뗐다. 그가 말한 강한 확신은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AI), 슈퍼지능(Super Inteligence) 시대의 도래다.
그는 “수 천년 전이나 수 천년 후에나 인간 뇌의 뉴런 수는 변함이 없다”며 “인간 뇌의 발전은 2018년이 한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트랜지스터의 갯수는 무한하게 늘어날 것”이라며 “30년 뒤에는 칩 하나가 우리 뇌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30년 뒤에 나오는 원칩 컴퓨터의 아이큐가 1만에 달할텐데 우리는 이것을 무엇이라고 부를까”라며 ‘슈퍼지능’이라고 정의했다.
손 회장은 “슈퍼지능의 등장은 인간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놓을 것”이라며 “이 칩은 움직이는 모든 디바이스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각종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슈퍼지능의 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그는 “IoT에 들어가는 칩 수만 1조개가 될 것”이라며 “우리 신발 밑에도 슈퍼지능이 들어가게 되고 그것을 밟고 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슈퍼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따를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했다. 바로 해킹이다. 지금도 CCTV 등이나 자동차 시스템을 쉽게 해킹할 수 있다. 해마다 해킹 시도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손 회장은 “ARM은 두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하나는 보안, 하나는 연결성”이라고 했다. 그는 “해킹된 차가 마음대로 움직이고 컨트롤된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은 핵전쟁, 지진 등과 함께 인류의 최대 위협 12가지중 하나”라면서도 “그러나 인공지능은 다른 11개의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슈퍼지능은 우리의 파트너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리스크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인공지능의 역할이 결정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