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등 20년 넘는 비행기 여전히 운항..승객 안전은 '뒷전'

신정은 기자I 2016.12.19 06:00:00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이 기령 20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를 여전히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래된 항공기일수록 결함이 잦은 만큼 안전 위험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2월 초 기준 20년 이상의 노후 항공기(화물기 포함)를 모두 16대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대비 오히려 2대가 늘어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평균기령은 각각 9.3년, 10.5년으로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화물기를 포함해 16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4대의 노후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영 중인 83대 중 14%인 12대가 기령 20년을 넘었다.

일각에서는 대형항공사가 젊은 항공기를 도입해 평균 기령을 낮추는 눈속임을 하고 있지만 노후 항공기 퇴출에는 진척이 더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화물기만 운영하고 있는 에어인천의 항공기 2대는 모두 20년을 초과해 평균 기령은 25.25년에 달했다.

항공기에는 정해진 사용 연한이 없다. 노후 항공기라고 해도 관리만 잘하면 운항 가능하기 때문인데, 오래된 항공기일수록 결함이 잦고 정비 비용이 많이 들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이같은 안전 불감증을 방증하듯 올해 들어 대형항공사의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두차례나 항공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9월 다롄공항에서 발생한 연기는 국토교통부에 신고하지 않아 과징금 24억원 처분을 받았다. 이달 5일에는 통신부품 결함으로 인해 14시간 지연 운항을 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8월 조종계통 정비문제로 제주공항에 계류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고, 이달에는 여객기 엔진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항공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항공사에 노후 항공기의 퇴출을 유도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노후화를 방지하고 연료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항공사와 ‘경년항공기 안전관리를 위한 자발적 이행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항공기 가격이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해 당장 교체하기는 힘들지만,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정비를 강화하고 조기 퇴출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국적항공사의 최고경영자를 긴급 소집해 ‘항공안전 점검회의’를 열고 “항공안전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어야 한다 CEO들이 안전을 직접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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