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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남아 있던 충칭시 우스예항(吳師爺巷)의 3번째 청사는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그나마 ‘대한민국임시정부구지’(大韓民國臨時政府舊址)라고 적힌 표지석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표지석마저 찾아볼 수 없다. 충칭시는 철거한 우스예샹 임시정부 청사 건물을 이전해 복원한다는 방침이나 여태껏 복원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충칭시에서 한국인 방문객들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은 4번째 청사가 유일하다. 충칭시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또한 재개발 열풍에 떠밀려 지난해 철거됐다.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또한 충칭시가 복원을 약속했으나 이행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충칭시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 최미란(29·여)씨는 “독립운동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유적들이 철거돼 놀랐다. 철거된 유적들이 그대로 폐기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상하이시에서 ‘조선은 독립된 국가’임을 선언하며 문을 열었던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1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한국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상하이시에도 주요 유적지로 관리, 방문객들에게 입장료 20위안(4000원)을 받았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독립운동 유적지가 아닌 ‘관광지’로 전락할 위기다. 지난 5일 찾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내부와 외관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리모델링’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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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청사를 관리하는 중국인 보안요원은 “원래 민낯보다 화장하면 좀 더 예쁘지 않으냐. 이곳도 예쁘게 화장하고 9월에 다시 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국외를 떠돌다 숨진 독립투사 유해가 광복 70년 동안 조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잠들어 있다.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쑨원(孫文)의 부인 쑹칭링(宋慶齡) 여사가 잠든 송칭링 능원(宋慶齡陵園) 안에는 외국인묘원(外籍人墓園)이 있다. 이곳에는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 선생을 비롯해 외무총장 신규식, 군무총장 노백린 선생 등의 유해가 묻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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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는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나라밖 유적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가 모두 중국 정부 소유여서 우리 정부가 유적지를 직접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사유지라면 매입이라도 할 텐데 중국은 토지와 건물 모두 중국 정부 소유여서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 유적지를 잘 관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전부”라며 “일례로 충칭시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복원사업의 경우 우리 정부가 예산을 대겠다고 했다는데도 중국 정부가 자국 자산인 만큼 자체 예산으로 하겠다고 거부할 정도여서 중국 내 유적지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