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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1920~2090으로, 9월 전망치로 제시했던 2000~2150보다 크게 낮아졌다. 9월 코스피 하락에도 ‘일시적 조정’이라고 주장하던 증권사들이 10월 전망치를 슬그머니 내리는 등 ‘오락가락’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증권사들의 9월 코스피 전망은 낙관론 그 자체였다.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가 9월 중 2000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두 2100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고, 연고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수가 2040선까지 하락한 9월 중순까지도 증권사 리포트는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 ‘반등할 것이다’, ‘시장이 안정될 것이다’ 등의 긍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지수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9월 중순이 지나가고, 지수가 2030선까지 하락하자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코스피가 박스권으로 회귀할 것이다’,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진단을 내놓기 시작했다.
10월 전망은 불과 한달전의 낙관론은 모두 슬그머니 사라진 채였다. 예상 밴드 하단은 1960대까지 떨어졌으며, 주요 증권사 중 밴드 상단이 2100 이상인 곳은 대신증권 한 곳 뿐이었다.
전망치가 100% 맞아 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지수 흐름 전망치를 제공해준다기보다 지수의 흐름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리포트 내용만 놓고본다면 ‘투자전략’을 제시한다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증권사들의 ‘갈대’ 전망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삼성전자(005930)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서도 증권사들의 줏대없는 움직임이 보였다.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3조원대 영업이익 전망치가 등장하자 증권사들은 하루이틀 사이에 경쟁적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를 3조~4조원대 초반으로 줄하향했다.
오히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4조원대 중반 수준인 4조6200억원과 4조4000억원을 각각 제시한 노무라금융투자와 CIMB 등 외국계 증권사가 더욱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인만큼 신중하게 판단해 작성하는 것”이라면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전망하고 있지만 변수가 많은 시장 상황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