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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을 살펴봐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7회계연도 22.5%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가 올해 7월엔 17.1%까지 떨어졌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는 절반에 가까운 4개의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당기 순손실을 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피해를 수습하느라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흐름을 놓친 듯하다”며 “유럽 위기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약진하고 있는 점도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전국 영업망을 갖춘 NH농협생명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의 등장과 함께 은행을 통한 즉시연금 등 저축성보험 판매에 힘입어 영향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하이브리드(텔레마케터+설계사), 소호(자영업자) 채널 등 채널 다각화로 경쟁력 강화도 꾀하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한 지사일 뿐”이라며 “아무래도 본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사업 진행과 관련한 절차가 복잡해 시장 변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소송 등으로 이미지 하락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영업 조직을 빼 갔다는 이유로 AIA생명에 15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옛 명성을 되찾으려면 무엇보다도 소비자에 대한 신뢰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며 “상품이나 채널 다변화를 통해 좀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영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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