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의약품 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원외처방 실적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머크 등이 대웅제약(069620), 유한양행(000100) 등과 손잡고 발매한 수입 신약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원외처방’이란 병원 입원환자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을 제외한 처방 실적을 말한다.
2008년 미국 머크가 내놓은 당뇨치료제 ‘자누비아’는 지난 9월까지 662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당뇨약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가장 먼저 등장한 ‘차세대 당뇨약’이라는 이점도 있지만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자누비아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자누비아의 국내 발매와 동시에 미국 머크의 한국 법인(한국MSD)과 공동으로 자누비아의 영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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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고혈압약을 섞어 만든 복합제 ‘세비카’는 9월까지 원외처방실적이 2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 늘었다. 바이토린과 넥시움도 전년대비 각각 67.7%, 44.8% 성장세를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유한양행과 같이 판매중인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도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의 매출은 41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면서 발매 2년만에 대형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압약 ‘아타칸’은 국내사 10여곳이 복제약(제네릭)을 발매하면서 매출이 다소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녹십자가 영업에 가세한 이후 하락세가 더뎌졌다는 평가다.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의 공동판촉은 신규 제품의 시장 확대는 물론 특허만료 제품의 시장 방어 등 2가지 목적으로 진행된다.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는 국내업체의 영업력을 빌려 시장을 확대하고, 국내업체도 신제품을 장착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윈-윈’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팔아주는 도매상 역할을 하면서 국내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면서 “값싼 제네릭보다는 고가의 오리지널 약물의 매출 증가에 기여하면서 건강보험재정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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