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빛 햇살이 황홀했던 9월 어느날 오후, 강원도 홍천군 내면 살둔마을 원당초등학교 생둔분교.
을씨년스레 운동장 한켠에 박혀 있는 팻말에는 몇줄의 슬픈 글귀가 적혀 있다.
‘1948년 개교해 51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국민 교육의 터전으로 발전했던 이 학교의 문을 닫는다’
강원도의 다른 모든 마을들처럼 이 곳의 시간 역시 느리게 간다. 폐교 건물에 걸려 있는 ‘반공’ ‘방첩’ 문구는 우리가 다른 차원의 시간 속으로 와 있음을 알려주는 알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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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고 세련된 ‘살둔마을’의 단풍
‘사람이 기대어 살 만한 둔덕’이라는 이름의 살둔마을은 서울에서 2시간 남짓 달려가 만날 수 있는 ‘두메산골’이다. 해발 500m의 이 ‘깡촌’이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1993년 폐교한 생둔분교가 2009년 여름부터 캠핑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분교 옆 내린천은 놀 거리를 제공한다. 내린천에서 여름에는 뗏목을 타고, 겨울에는 썰매를 탄다.
가을의 이 곳에서는 단풍이 천지다. 3년전 살둔마을 단풍 트레킹이 처음 방송에 소개된 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총 6시간이 소요되는 트레킹은 보통 창촌 성지마을에서 시작해 문바위와 문암골을 거쳐 살둔마을에 이른다. 길이 험하지 않은데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매번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에 결코 지루하지 않다.
특히 살둔마을 계곡을 따라 펼쳐져 있는 단풍숲은 우아한 수채화와도 같아서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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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에서의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홍천 서면 두미리 카라반 촌을 추천한다. 모두투어가 지난 8월부터 운영중인 오토캠핑장이다.
숲이 울창한 산 중턱 터에 총 17대의 카라반이 2인 기본객실, 4인 디럭스, 스위트, 로얄스위트룸 등으로 구분돼 있다. 텐트 치기가 부담스러운 초보라면 침실과 주방, 화장실에다 거실까지 갖춰진 이 곳이 적당하다. 냉난방은 기본.
콘도 수준의 안락함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자연과 하나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쌀쌀한 가을 밤, 가족과 함께 별을 보면서 바베큐 그릴에 밤과 고구마를 구워먹는 재미는 특별하다.
이 곳에서 살둔마을은 자동차로 50분 거리에 있다. 대명비발디파크와 팔봉산유원지는 10분이면 족하다. 특히 펜션촌인 핀란드마을이 바로 옆에 있어 풀장, 미니골프장, 체험학습장 등의 펜션 부대시설 또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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