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더욱 안 좋아지고 신인도 하락으로 외부 자금조달도 어려워지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4780억원으로 외환위기 발생 당시인 1998년말 4405억원을 웃돈다. 2005년 저점을 기록했던 2145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이자보상배율은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3.9배를 기록했다. 2010년 연간 4.1배에 비해 떨어진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할때 부채상환능력은 더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영업현금흐름 대비 차입금 배율은 작년 2.9배를 기록해 전년 2.5배에 비해 높아졌다. 돈 버는 것보다 차입금이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단기적으로 원리금 상환압력에 취약해졌다. 2000년대 초반 60% 수준이었던 국내 상장기업의 단기차입금비율은 작년 9월말 현재 79.1%로 높아졌다. 차입금 대부분이 1년 이내에 만기되는 단기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는 의미다.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더라도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흐름이 차입금 상환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 문제가 안되지만 이 능력도 악화됐다.
단기부채상환능력을 파악하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작년 15.8%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으로 1년 내 만기되는 차입금과 이자비용의 15.8%만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진 가운데 앞으로 경기가 위축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재무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실적 부진으로 내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신인도가 하락하면 외부자금조달마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장기차입 비중을 늘리고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수익성을 높이고 영업활동의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감독당국은 대출자산 부실화를 막기 위해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