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함에 따라 조만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 양국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미 전문가가 말했다.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북 양국이 반세기에 걸친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하고 "연락사무소 설치 등 양국 관계 정상화로 이어져 앞으로 미국과 북한 간에 한층 더 활발한 인적, 문화적 교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전망했다.
미국의 민간 연구소 '아시아 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6자회담 2.13 합의 상의 2단계 조치의 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북 핵 문제와 관련해서 부시 행정부가 일정 부분 매듭을 짓고 차기 정부에는 숙제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의 나머지 임기 동안 검증팀이 북 핵 시설을 방문하는 정도의 진전을 예상할 수 있으며, 앞으로 차기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비핵화 3단계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이번 조치가 부시 행정부의 임기 종료 전 북 핵 합의 2단계를 마무리 짓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나, 북한은 약속을 위반하면 언제고 다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를 수 있어 북한이 실질적으로 얻을 혜택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이번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미국 정부가 자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나라들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반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제금융제도법 상의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접근에 가시적인 혜택을 입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북한에 대해 계속 유지하고 있는 제재 가운데 2000년에 제정된 '북한, 이란, 시리아 확산금지법'과 2006년에 제정된 '북한 확산금지법' 등은 국제금융기구 내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금지하고 있어, 북한이 이들 기구에서 실질적으로 금융 지원을 받는데 장애가 될것으로 예상한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26일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북 적성국교역법 폐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장치 폭발 실험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인권 침해 등과 관련된 제재들은 다른 법과 규정에 근거해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자체 웹사이트에서 이러한 여러가지 제재를 근거로,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가 발효되더라도 식량과 의약품을 제외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 등 물품의 북한 수출에 대한 승인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개성공단으로의 첨단 물자와 장비 반입에 여러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북미관계 정상화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지금은 실질적인 이득보다 테러지원국이라는 낙인을 없앴다는 상징적 효과가 더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