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서울 중화동에서 산오징어요리 전문점 오징어와 친구들을 운영하는 김화자(49) 씨는 지난해 5월 초 여름의 문턱을 들어설 시점에 창업했다.
오징어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을 겨냥한 것. 예상대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하루 매출이 80만~90만원까지 오르며, 단기간에 자리를 잡았다. 김씨는 "여름이 끝나는 9월까지 5개월 간 장사해 점포 비용 이외의 초기 투자비를 뽑았다"며 "창업 타이밍을 잘 잡은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봄이 시작되는 지금이 여름 시즌을 겨냥한 업종 창업의 적기(適期)"라고 조언한다. 계절 성수기가 있는 업종은 성수기 직전에 창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맥주 전문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 냉면 전문점, 피부·몸매관리 전문점, 레저스포츠 전문점 등 여름철 성수기를 기다리고 있는 업종은 4~5월이 창업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는 3월에 들어서면서 점포 개설 상담 건수가 지난 1~2월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고 한다.
성수기를 앞두고 창업하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쉽고, 초기 몇 달 동안 매출을 많이 올리면 조기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점포 운영 노하우와 경험을 쌓은 후, 본격적인 성수기를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계절에 따라 비수기에 접어드는 업종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궁합이 맞는 아이템을 함께 취급하면 좋다.
예를 들어 가을·겨울이 성수기인 굴 전문점은 생굴과 닭, 찹쌀, 대추 등이 함께 들어가는 메뉴를 개발하는 경우가 있다. 젤라토아이스크림 전문점 카페띠아모는 아이스크림 외에 커피, 와플,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갖추고 겨울철 비수기를 넘겼다.
강 대표는 "계절에 따른 수요를 예측해 창업해야 창업 초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