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조수미 노래 경기중에 안 틀겠다"

노컷뉴스 기자I 2006.05.27 14:03:37

26일 대표팀과 보스니아 평가전 내용면에서 지적 잇따라, 시청률은 최고

[노컷뉴스 제공]
MBC가 한국 대표팀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전 골세리머니 장면에서 난데없이(?) 울려퍼진 성악가 조수미의 월드컵 송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지적을 적극 수용, "경기중에 조수미 씨의 노래는 더이상 틀지 않겠다"는 입장을 27일 밝혔다.

MBC 스포츠 국의 고위 관계자는 27일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6일 대표팀 평가전 골세리머니 장면에서 나왔던 조수미 씨의 노래에 대해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충분히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앞으로 있을 가나와의 평가전서부터 대표팀 본선 전 경기에 대해 조수미 씨의 노래를 틀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초 취지는 골세리머니 순간에는 관중들의 열광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온국민이 함께 열광하는 모습을 그대로 가져간 뒤에 슬로우 모션으로 리플레이 하는 때에 조수미 씨의 노래와 함께 다시 한번 감동적인 순간을 재현하자는 의도였다"면서 "현장의 스태프가 수십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조수미 씨 축하송의 정확한 타이밍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실수를 인정했다.

이어 "방송직후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항의를 제작진이 신속히 받아들여 우선 오늘 오전 재방송에서는 즉각 이문제를 시정해 조수미 씨 축하송 장면을 삭제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보다 나은 축구 중계 서비스를 하고자 했던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살제로 27일 오전 경기 재방송에서는 골 세리머니 장면에서 조수미 씨의 축하송은 사라졌지만 축하송이 나오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스탠드를 팬(PAN)하도록 구성된 장면은 여전히 어색하게 비춰졌다.

26일 경기에서 가장 시청자들의 지적을 많이 받은 부분은 한국 선수들의 골세리머니 장면. MBC가 자체 제작했다는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의 월드컵송 '오-대한민국'이 현장음을 죽이고 울려퍼지는 바람에 스포츠 경기에서 가장 매력적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골 자축과 붉은 악마들의 뜨거운 함성이 순식간에 조수미 노래 아래로 묻혀버리는 일이 설기현 조재진 두 선수의 골장면에서 잇달아 벌어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이같은 어이없는(?) 상황에 아연실색했고 각종 시청자 게시판과 MBC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비난 댓글들이 하루가 지난 27일 까지도 이어졌다.

문제는 조수미의 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MBC 제작진의 오버한 편집에 있다는 지적이 높다. 결국 조수미라는 한국이 낳은 스타의 축하노래는 분위기 파악도 못한 꼴을 낳은 셈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심지어 MBC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는 높았다. 예능국의 관계자는 "우리도 보다가 당혹스러웠다"면서 "조수미 같은 대 성악가의 훌륭한 노래가 편집의 어설픔으로 시청자와 조수미씨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 꼴"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국 제작진내에서도 "경기중에는 그렇게 방송이 나가는 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도 당혹스러웠던 건 마찬가지"라고 곤혹스러워했다.

스포츠국 관계자는 "시청자들을 위한 축구 중계 서비스가 오히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기중계에 있어 실시간 반응을 체크해 적극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축구 중계는 39.8%(TNS미디어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덩달아 이어 방송된 '뉴스데스크'는 근래 들어 처음으로 27%라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 축구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입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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