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일본 제약업계가 인수합병(M&A) 열풍에 휩싸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전일 스위스 제약업체 노바티스가 독일 헥살을 인수하며 유럽 제약업계 M&A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화이자, 머크 등 미국 대형 제약업체 등도 소형 제약회사 인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일본 제약업계에도 활발한 M&A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상위 10대 제약업체들은 지난 해부터 짝짓기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2위 제약업체 산쿄는 6위 업체 다이이치제약과 합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이 소식 만으로도 기대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합병 논의 소식이 전해진 21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산쿄와 다이이치제약의 주가는 각각 4.9%, 4.7%씩 올랐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1위 제약업체인 다케다제약에 맞먹을 수 있는 대형 제약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일본 제약업계는 지난해에도 대형 M&A를 맞이한 바 있다. 3위 제약업체 야마노우치는 5위 후지사와제약을 77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야마노우치-후지사와 합병회사는 오는 4월 아스텔라스제약이란 이름으로 개명한다.
다이니폰제약역시 스미토모제약을 22억달러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외국 제약업체도 M&A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스위스 제약업체 로쉐홀딩스는 이미 추가이제약을 인수했고 미국 머크는 반유제약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미국 최대 제약업체 화이자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일본 제약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외 제약업체의 일본 기업 인수 요건을 완화하는 법이 내년 경 도입될 예정이어서 외국 업체의 일본 제약업체 인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국적 제약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본 제약회사 간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 년간 전 세계 제약회사들의 M&A 붐이 일면서 화이자와 같은 거대 제약회사들이 탄생, 글로벌 제약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병 후에도 야마노우치는 전 세계 순위에서 17위 정도에 불과함에 따라 일본 제약업체의 덩치 불리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JP모건증권의 오미 미쓰오 애널리스트는 "일본 제약업계의 M&A 붐은 필수적"이라며 "교린제약, 다나베 세이야쿠제약, 기세이제약 등도 인수합병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