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분석)"낙제점"받은 반기실적..주요업종 리뷰

김기성 기자I 2001.08.19 21:11:34
[edaily] 코스닥 벤처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88%나 급감하는 등 국내기업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그대로 얻어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악화는 일찌감치 예견됐지만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만큼 경기침체가 기업에 미친 강도가 한단계 높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코스닥증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벤처기업의 성적은 낙제점이라는 표현도 과분해 보일 정도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의 3조8221억원보다 8.3% 늘어난 4조1377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596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벤처기업 259개사중 흑자폭 감소기업(100개)과 적자전환 기업(62개사)이 전체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영업실적이 극히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요 업종별로는 어떤 성적표가 주어졌을까. 실적이 두드러지게 개선된 업종은 없었지만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업종의 실적악화가 눈에 띄었다. 인터넷업종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액이 전년 연간 매출을 초과하는 등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함을 드러냈다. 또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업체의 경우 파인디지탈 등 몇몇 업체의 수익성이 호전됐을 뿐 무더기로 적자전환하는 곤혹을 치뤘다. 반도체장비 업체들도 바닥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를 그대로 반영하며 실적악화 대열에 동참했고 창투사(벤처캐피털)도 기업공개(IPO)시장의 급랭 여파로 추락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계감사가 강화됐고 연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어 전년대비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업종별 상반기 실적을 점검해 본다. ◇인터넷 = "매출은 대폭 호전/수익성은 미진" 다음 새롬기술 등 코스닥등록 인터넷기업의 반기 실적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옥션 다음 인터파크 새롬기술 등 인터넷기업은 상반기에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초과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상반기 실적이 연간치를 넘어선 11개 기업중 인터넷 기업이 4개사를 차지했다. 특히 옥션은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 두드러진 실적 호전을 나타냈다. 옥션은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도의 245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79%나 증가했다. 영업손익은 20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었으나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11.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인터파크와 다음의 경우도 각각 376억원과 344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 한해 동안의 매출액인 246억원과 284억원을 초과했다. 새롬기술도 전년의 137.22억원보다 많은 16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옥션을 제외하고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영업이익(4.54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상손익과 순손익은 여전히 적자를 지속했다. 새롬기술 인터파크 등도 영업손익, 경상손익, 순손익에서 모두 적자를 이어갔다. ◇네트워크/통신장비 =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수요 급감과 업체간 치열한 가격 경쟁, IMT-2000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코스닥증권에 따르면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32개업체중 케이엠더블유 등 13개업체의 반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도원텔레콤이 적자지속, 인성정보 등 12개업체는 흑자폭이 급감하는 등 26개 업체(81%)의 수익성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런 와중에 통신중계기업체인 파인디지탈은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74.6%와 150% 증가한 69억원과 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호전을 이뤄 눈에 띄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501%와 176% 늘어났다. 또 코리아링크와 젠네트워크스도 각각 43%와 35% 증가한 35억원과 1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매출액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모두 개선됐다. 이밖에 델타정보통신과 진두네트워크의 순이익도 전년 반기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케이엠더블유 로커스 삼우통신 아이앤티 재스컴 웰링크 한아시스템 오피콤 삼지전자 디지텔 엔써커뮤니티 장원엔지니어링 네오웨이브 등 13개 기업은 무더기로 적자 전환했다. 도원텔레콤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반도체장비 = 바닥권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메리츠증권이 거래소와 코스닥에 상장 및 등록된 반도체 설비업체 5개사를 비롯해 장비업체 13개사, 재료업체 9개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관련 27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의 6887억원 대비 12% 감소한 6063억원에 그쳤다. 이중 동진쎄미켐 등 재료업체의 매출액은 2407억원으로 6% 증가한 반면 주성엔지니어링 등 장비업체의 매출은 33% 감소한 1753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신성이엔지 등 설비업체의 매출은 176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설비업체 중에선 성도이엔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3%와 92% 증가한 260억원과 29억원을 기록해 두드러진 실적을 보였다. 장비업체 13개사의 영업손실과 경상손실은 195억원과 263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산업, 파이컴, 아펙스의 대폭 손실로 전체 실적이 악화됐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들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폭이 감소하거나 손실규모가 컸다고 메리츠는 분석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한 37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2%대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또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디아이, 케이씨텍, 피에스케이테크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업체들은 전년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상반기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증가한 재료업체들의 영업이익도 14% 감소한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진쎄미켐, 원익, 테크노세미켐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반면 피케이엘은 매출은 증가했으나 적자로 전환됐으며 아큐텍반도체는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부장은 "반도체 설비업체는 흐림, 재료업체 구름, 장비업체 비"라고 표현했다. ▲설비업체: 신성이엔지 삼우이엠씨 한양이엔지 세보엠이씨 성도이엔지 ▲장비업체: 케이씨텍 미래산업 디아이 주성엔지니어링 아토 코삼 이오테크닉스 피에스케이테크 유니셈 파이컴 동양반도체 유일반도체 아펙스 ▲장비업체: 동진쎄미켐 엠케이전자 원익 테크노세미켐 피케이엘 아큐텍반도체 크린크리에이티브 유원컴텍 화인반도체 ◇시스템통합(SI)/네트워크통합(NI) = 경기침체로 인한 발주감소가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코스닥에 등록된 18개 SI/NI업체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5%, 55.5% 감소한 8155억원과 34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이 감소한 이유는 매출액 1, 2위업체인 현대정보기술과 쌍용정보통신의 매출이 각각 53.3%, 25.4%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정보기술은 계열사들의 신규투자 감소로 SI부문 매출이 감소했다. 쌍용정보통신은 한국통신의 네트워크 투자감소로 NI부문 매출이 급감했다.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 등 3개 대형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15개업체의 매출은 3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2% 줄어들었다. 18개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상반기의 7.2%에서 3.7%로 3.5%포인트 낮아졌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대형 SI업체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대비 10.4% 증가에 그쳤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하락했다. 업체별로 보면 포스데이타 모디아소프트 아이엠아이티 신세계I&C 대신정보통신 등 5개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중앙소프트 코아정보 유니씨앤티는 매출 감소 등으로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유니씨앤티는 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을 흡수합병하면서 발생한 영업권을 일시 상각해 특별손실 244억원을 계상하면서 246억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원경제연구소 홍종길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대형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어 SI업체의 실적이 다소 회복기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연간 시장성장율은 연초 예상했던 20%에서 10%대로 더 낮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SI/NI업체: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모디아소프트 포스데이타 넥스텔 디날리아이티 중앙소프트웨어 아이엠아이티 위즈정보기술 동양시스템즈 유니씨앤티 신세계I&C 정원엔시스템 코아정보 링크웨어 동부정보기술 대신정보통신 사이어스 ◇벤처캐피털 = 상반기 실적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급랭을 반영하며 크게 악화됐다. 코스닥증권에 따르면 무한기술투자 등 12개 벤처캐피탈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7%와 88.8%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이익이 88% 줄어든 벤처업종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벤처캐피탈의 영업환경이 코스닥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크게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매출액 감소율 상위 20개사중 무한기술투자(94%)가 3위에 랭크됐고 한미창투(85%,4위), TG벤처(83%,5위), 우리기술투자(79%) 등도 10위권안에 들었다. 이어 제일창투(73%,11위), 한국기술투자(70%,13위), CBF기술투자(68%,16위) 한림창투(65%,20위) 등도 20위권안에 포함됐다. 순이익 측면에서도 무한기술투자의 경우 불과 9300만원으로 거의 100% 감소했고 TG벤처(92%) 한미창투(89%) 우리기술투자 한국기술투자(이상 83%) 제일창투(80%) 한림창투(63%) 등의 감소율도 매우 컸다. CBF기술투자는 5억5000만원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반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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