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수급상황 지속…관세·이란 이슈에 기대 [코인 위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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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2.22 09:08:46

비트코인 한주 간 -2.5%, 이더리움 -5.4%…반등 기대도 무색
관세 판결 후 오락가락…”관세수입 없으면 달러약세로 코인에 호재“
24일 트럼프 의회 합동연설 주목…이란 핵 협상 발언 나올 수도
뚜렷한 매수주체 부재…”바닥권 임박했지만 박스권 길어질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가상자산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았지만, ‘디지털 금’으로서의 힘이 빠진 비트코인은 이들을 호재로 받아 들이지 못했다. 이번주도 이 같은 변수에 주목하면서도 비우호적인 수급 상황에 박스권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 가상자산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오전 8시55분 현재 각각 6만8000달러, 1970달러선에서 거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2.5%, 5.4%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이란과 트럼프 관세 이슈에 따라 등락을 보이긴 했지만, 비트코인 기준으로 6만5000~7만달러의 좁은 박스권은 한 주 내내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단 수급적으로 불리함이 여전하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5주 연속 자금 순유출이 나타났다. 소소밸류(SoSoValue)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현물 비트코인 ETF의 순유출액은 3억1590만달러였다. 기관투자가들이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위험 노출을 줄이면서, 이 기간 중 누적 유출 규모는 약 38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출시 이후 기준으로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가 누적 순유입 약 540억1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최근의 자금 이탈은 기관투자자들의 전면적 이탈이라기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단기 포지셔닝 조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총 순자산은 약 853억1000만달러로, 이는 비트코인 전체 시가총액의 약 6.3%에 해당한다.

주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순유출입 현황 (자료=소소밸류)


크로노스 리서치(Kronos Research) 빈센트 리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TF 자금 유출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갈등 심화와 관세 관련 이슈가 전 세계 시장에 리스크오프(risk-off) 환경을 강화했고, 디지털 자산은 거시 변수 헤드라인에 특히 민감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자금 흐름은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발표될 고용 등 경제지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가 약하게 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 자금 흐름이 안정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재 가상자산 심리는 여전히 극도로 위축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주 역시 트럼프 관세와 이란 정세에 대한 뉴스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은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상호관세 판결이 확정된 만큼 불확실성 하나는 제거됐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었지만, 실제론 시장은 더 큰 불확실성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당장 트럼프는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관세(worldwide tariff)를 10%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다 하루 만인 21일에는 해당 관세를 15%로 인상한다고 마음을 바꿨다.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교역하는 주요국에 적용되는 관세가 깊은 논의의 과정 없이 즉흥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는 150일밖에 지속되지 않는 만큼 트럼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또 다른 관세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땜질’이 트럼프 정권 내내 이어지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밴에크(VanEck) 디지털자산 리서치를 총괄하는 매튜 시겔은 전날 자신의 X계정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 결정 직후 나타난 비트코인 랠리에 주목하며 “관세 수입이 없는 상황이라면, 통화 발행(머니 프린팅)과 통화가치 희석(디베이스먼트)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달러화 약세가 가상자산에 호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로운 관세 및 관세 환급 문제 말고도 트럼프가 시장의 이목을 잡아끄는 일정은 있다. 트럼프는 오는 24일 저녁 9시(현지시간) 미국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에 나선다. 트럼프는 이번 국정연설에서 이란 핵 협상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게 월가의 관측이다. 바클레이즈는 이번 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란과 핵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남은 기간은 15일 정도라고 지난주에 밝혔다. 트럼프가 데드라인 이전에 이란을 기습할 수도 있는 만큼 시장의 시선도 트럼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편 비트코인(BTC) 가격이 이달 초 급격히 폭락한 뒤 후기 베어마켓(약세장) 국면으로 넘어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K33의 리서치 총괄인 베틀레 룬데는 “현재 여건은 2022년 9월 말과 11월 중순, 즉 약세장 바닥권에 근접했던 시기와 매우 유사하며 당시에는 이후에도 장기간 횡보(콘솔리데이션)가 이어졌다”며 시장이 순환적 저점에 접근했지만, 본격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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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2라운드’

- “올게 왔다”…美법원, 트럼프 행정부에 195조원 관세환급 명령 - 베선트 “글로벌 관세 15% 이번주 시행”…5개월 내 기존 관세 복귀(종합) - 여한구 “관세정책, 복합적·다층적 구조 전환…모든 가능성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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