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세계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주초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 대해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이와 별개로 미국이 주도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엔 미국, 러시아, 중국이 찬성한 반면 영국, 프랑스가 기권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런던, 파리, 베를린 대신 모스크바와 민스크, 평양에 지부를 두는 새로운 클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은 이제 서구의 적”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전후 세계 질서를 지탱해온 서방 대 반서방 구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미 동맹을 외교의 근간으로 삼는 우리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유럽연합(EU)은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됐다”며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트럼프는 “나는 절대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6일 “중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우리를 몰아내려 한다”며 “우리는 일본과 한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강압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방한 중인 케빈 김 국무부 아시아태평양국 차관보는 26일 ‘코리아 패싱’ 질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한국에 거는 기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우리로선 한미 안보·경제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루비오 장관은 “중국은 우리가 배(군함) 한 척을 만들기 전에 10척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 최강국 한국은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해야 한다. 현재 방미 중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양국 신산업협력 플랫폼 구축을 논의할 계획이다. 트럼프식 마이웨이 외교는 우방과 적을 가리지 않는다. 오직 국익을 따질 뿐이다. 한미 ‘군함 동맹’이 난제를 뚫는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