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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일본이 본격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준비하면서 국내도 천일염 사재기가 발생하는 등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를 총괄한 것이 박 차장이다. 그는 100회가 넘는 대면브리핑 내내 차분하고 담백한 발언으로 돌발질문에 대응하며 대국민 우려를 낮췄다. 현재 7차 방류가 진행되고 있으나 오히려 수산물 소비는 증가하는 등 국민 불안은 크게 완화됐다.
그는 “국민께 신속하고 진정성있게 설명을 드리면 정부를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고 시작한 브리핑”이라며 “특히 어민들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다행히 금방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정부와 보조를 맞춰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제가 떠나도 정부는 방류시점 또는 돌발상황 발생 시 즉시 브리핑을 실시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믿고 따라와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그도 브리핑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했던 모양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브리핑을 전후해 정부서울청사 20층 흡연실에서 줄담배를 피우는 박 차장의 모습이 많이 목격됐다”며 “브리핑 횟수만큼 20층 방문기록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박 차장은 온화한 성품과 깔끔한 일 처리로 국조실 내부의 신망이 높다. 후쿠시마 대응 외에도 의대증원 갈등, 이태원 사고, 궁평 지하차도 참사 등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했던 굵직한 사건 대부분이 그의 업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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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조실 내부에서는 오염수 대응을 포함 정부의 무거운 과제를 앞장서서 대응했던 박 차장이 빈손으로 떠나는 아쉬움도 크다. 국조실 관계자는 “후배들은 그동안 박 차장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잘 안다”며 “국조실 후배들의 롤모델인 그가 어떤 인사상 혜택도 받지 못하고 떠나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