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선주 인수 참여를 두고 업계에서는 부동산 강자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식 부문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SK리츠의 투자 주체인 자리츠3호(클린인더스트리리얼리츠)의 우선주 1000억원 가운데 최소 500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인수했다.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클린인터스트리얼리츠의 우선주 발행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자리츠가 상환우선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국내 상장 리츠 중 최초 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 역시 약 300억원 규모 우선주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를 편입하는 자금조달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참여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초 상장 당시 SK리츠가 프라임 오피스 전문 리츠를 표방한 만큼, 오피스나 주유소 등 상업용 부동산이 아닌 SK그룹 계열사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룹 자산을 편입해 추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별배당을 기대하는 주주들의 반발을 산 자산군 편입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주 인수에 나선 것은 장기적으로 수처리센터 가치가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필요로 하는 자산군인만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며 “매매차익을 누리기 위한 보통주가 아닌 배당 중심의 우선주를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에서 증권 부문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식부문 대표로 작년 합류한 장지영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판단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1일 기준 부동산 운용자산(AUM) 규모가 25조1151억원에 달하는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대체투자 업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얘기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장 대표가 부동산 투자에서 다수의 트랙 레코드를 갖추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색깔에 맞춰 리츠 투자라는 묘수를 구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