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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만족도 높았는데 조기 퇴영 아쉬워…"韓국민 관심, 환대에 감사"

이선우 기자I 2023.08.11 07:15:48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한
구드용 루나르 스벤손 아이슬란드 대표
개영 초기 운영 미흡, 관리 부실 드러나
화장실, 샤워실 등 위생은 관리의 문제
8일 새벽 수원 경기대 베이스캠프 마련
관계자들 지원과 배려로 컨디션 좋아져

구드용 루나르 스벤손 아이슬랜드 스카우트잼버리 대표
[수원(경기)=글·사진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야영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다.”

지난 8일 수원시 이의동 경기대 드림센터에서 만난 구드용 루나르 스벤손(사진) 아이슬란드 잼버리 대표는 “모기 등 벌레의 공격은 야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도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배앓이, 온열질환 등은 잼버리 같은 행사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샤워장과 화장실 등 시설의 위생 문제는 관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폭염, 모기 등에 대한 미흡한 대응에 부실한 위생 관리까지 더해지면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 잼버리) 참가자들이 입소 때부터 많이 힘들어 했다는 게 스벤손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모기에 물려 아직까지 몸이 붓고 진물이 나는 단원들도 여럿”이라며 “개영 초반 여기저기서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대기 장소도 비좁고 의료 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공식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의료진, 병상 보강 등 바로 조치가 취해져 조기 퇴영을 고민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스벤손 대표를 포함한 139명의 아이슬란드 잼버리 단원들은 지난 7일 저녁 새만금 대회장에서 퇴영, 다음날 새벽 1시를 훌쩍 넘긴 늦은 시간 경기대에 도착했다. 경기대 학생 기숙사인 드림센터는 아이슬란드 참가자들이 입소 전 베이스캠프를 차렸던 곳. 지난달 27일 입국한 아이슬란드 잼버리 단원들은 이곳에 머물며 서울과 경기도 일대 관광을 즐겼다. 스벤손 단장은 “롯데월드와 청와대, 경복궁 등을 둘러볼 때만 해도 전체 단원들의 컨디션과 분위기는 최고였다”고 회상했다.

이번에 14살과 16살 두 딸과 동행한 스벤손 대표는 잼버리 참가만 세 번째인 30년 경력의 야영 전문가다. 2019년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 서밋벡델 국립공원에서 열린 잼버리에서도 아이슬란드 잼버리단 대표로 활동했다. 새만금 잼버리를 이전 대회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장소 문제가 컸다”고 지적했다. 야영은 폭염, 폭우 등 날씨 변화에 최소한의 현장 대응이 가능해야 하는데 새만금은 주변 환경은 물론 대회장 내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 예정된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숙영지에서 무작정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도 했다. 스벤손 대표는 “일부만 진행됐지만 영내외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면서 “그나마 낮에 영외 프로그램 덕분에 대회장을 벗어날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취소되면서 단원들의 아쉬움과 불만이 커졌다”며 아쉬워했다.

청소년기에 있는 참가자들이 이번 일로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과 기억을 갖게 될까 걱정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한국 국민의 관심과 환대에 감사해 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스벤손 대장은 “대회 초반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한국 스태프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단원들이 모두 지켜봤다”며 “조기 퇴영해 늦은 시간에 도착했을 때에도 많은 직원들이 나와 맞아주고 매점 등 편의시설도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하는 등 단원들을 배려해줘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슬란드 잼버리 단원들은 공식 일정 없이 세탁 등 개인정비를 하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일부 단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캠퍼스를 둘러보고 휴게실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경기대 드림센터는 아이슬란드 외에 800명이 넘는 독일 참가자들이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스벤손 대표가 이끄는 아일랜드 잼버리 단원들은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를 관람한 뒤 13일 한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본국인 아이슬란드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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