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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톱5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두 ‘순수 파운드리’ 회사입니다. 순수 파운드리는 자체 칩을 생산하지 않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TSMC, UMC, .GF, SMIC 등이 순수 파운드리 회사에 속합니다. 삼성전자나 인텔처럼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외부 고객사 파운드리 서비스를 함께하는 회사는 종합 파운드리 회사라고 합니다. 이 경우 파운드리 고객사인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입장에서 자체 기술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사와 신뢰 측면에서 태생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것이죠.
특히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이나 퀄컴 등 대형 고객사 입장에서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겠죠. 이때문에 실제 애플사의 대부분 물량은 TSMC가 맡아 생산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이런 점때문에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상관없이 TSMC의 시장점유율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불황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는 더 큰 성장이 예상됩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는 순수 파운드리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가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87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2025년까지 연평균 12.2% 증가하며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종합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올해 20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시스템IC와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까지 다 한다. 고객사 입장에서 (기술 유출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 교수는 “그럼에도 파운드리만 독립적으로 분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 효율성과 인력 문제때문”이라며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서 생산 캐파와 인력을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