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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지역상권법이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한 상권에서 대규모 점포와 준 대규모 점포, 연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인 가맹본부의 직영점 등의 출점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상가 임대료도 지역상생구역에서 협약으로 정해놓은 인상비율을 넘지 못하게 제한한다. 상권 특성에 따라 지역 상인 등의 동의와 공청회를 통해 임대료가 급상승한 지역은 ‘지역상생구역’, 상권이 쇠퇴한 지역은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역자치단체장이 각각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임대료 등 지대가 상승하는 지역은 대개 이른바 ‘목 좋은’ 상권이 해당한다. 따라서 지역상권법이 시행되면 스타벅스 등 기업형 점포들이 새롭게 매장을 내려면 사전에 해당 지역 소상공인들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한쪽에만 우월적 권한을 주는 ‘형평성’ 논란이 따른다.
지역상권법의 형평성 논란은 소상공인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같은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해당 법이 가맹점을 제외한 기업형 본사 ‘직영점’ 출점을 제한하면서다. 커피전문점 업계를 예를 들면 새로 뜨는 상권에 ‘스타벅스’는 신규 출점이 막히더라도 ‘이디야’는 진출할 수도 있다.
업계 매출 기준 1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글로벌 정책상 국내 모든 매장을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맹점 수 기준 1위 이디야커피는 전국 약 3000개 매장 중 일부 직영점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라 해당 법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인사업자들이 대부분 소상공인점을 감안했다는 취지지만 동종 업계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같은 기업 입장에서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공정성 시비 논란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를 보낸다. 개별 회사 사업 방식에 따라 일부만 피해를 보는 ‘역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법으로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고 대형 점포의 출점을 막는 게 오히려 지역상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와 인지도가 큰 인기 매장이 특정 거리에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몰리며 해당 상권이 더욱 살아나는 효과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엉터리 법률과 규제로 민간의 건전하고 정상적인 이윤 추구 행위를 방해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재산권 및 경제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형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대개 대로변 등 이미 발달한 대형상권 중심으로 출점하고 있기 때문에 골목상권과 겹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역상권법이 시행되면) 사실상 영업 제한으로 기업의 고용 창출과 지속가능 투자가 줄어들고 자발적으로 벌이는 지역 상생 활동 등 사회공헌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발의한 지역상권법은 지난 4월 야당의 반대로 국회 전체회의 상정이 한 차례 무산됐다. 이후 일부 수정을 거쳐 결국 여야가 합의해 5년여 만인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어 지난 20일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의 재가까지 마치면서 이달 27일 해당 법률 공포를 통해 9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4월 시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