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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서 장기기증을 하고 싶어도 못 한다. 보통 쓰는 플라스틱 카드는 재활용할 법도 하지만 안 된다. 카드를 다시 써서 아끼는 경제적 비용보다 이로써 발생할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 온갖 민감한 개인 정보와 금융 정보가 담긴 탓이다. 환경을 생각해 식재료나 종이를 가공해 만든 카드가 있긴 하지만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다 쓴 카드를 최대한 잘게 조각내서 버리는 게 상책이다. 카드를 반으로 접어 버리면 괜찮겠지 싶지만 오산이다. 반으로 접힌 카드는 작정하고 펴면 쓸 수 있다. 뒷면 마그네틱이 기능하는 동안 카드는 죽지 않는다. IC칩도 허투루 버리면 안 된다. 카드사는 `마그네틱은 가로세로 십자가 모양으로 자르고, IC칩은 최소한 반 토막 내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앞면 카드번호, 뒷면 CVV 번호, 카드신청인 이름 등도 흔적을 남기면 안된다. 마음만 먹으면 나쁜 짓 하기에 충분한 정보다. 나중에 탈이 나면 딴말하기엔 늦었다. 자세히 보면 보이는 `이용자가 접근매체(카드)를 누설, 노출, 방치하면 카드사는 책임 전부 혹은 일부를 지지 않는다`는 카드 약관을 읽고 서명한 후이기 때문이다. 카드를 정성껏 버리라고 유도하는 것은 카드사 입장도 반영돼 있다. 카드 위변조로 발생한 책임은 모두 카드사 책임이다.
이렇게 정성들인 장례식이 있는가 하면, 남모르게 고독사(死)하는 카드도 상당하다. 태어나긴 했는데 잠만자다 눈 감는 휴면카드(1년 이상 미사용)는 지난해 4분기 기준 799만9000장이다. 카드사는 이런 고객에게 카드를 계속 쓸지를 묻고 60일 안에 답변을 받는다. 고객이 사용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6개월 후 자동 해지한다. 대부분 폐기 수순을 받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는 카드 발급 비용을 많게는 1장당 4000원으로 추산한다. 이들이 제때 심폐소생술을 받아 부활했으면 최대 319억9600만원을 아낀 셈이다.
대신 카드의 유산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에서 카드포인트를 조회하면 된다. 같은 카드사에 카드가 여러 장 있으면 포인트를 넘겨서 쓸 수 있다. 포인트는 타인에게 증여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인트는 사용액에 따른 보상으로 지급하는 것이지 돈으로 사는 게 아니다”며 “재산 편법 증여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내키지 않으면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서 써도 된다. 선불카드 잔액은 끝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여신협회 산하 기부금관리재단으로 넘어간다. 작년 말 기준 200억원이 재단에 기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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