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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도 ‘찬밥신세’ 다가구주택..잦은 유찰에 세입자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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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8.04.05 05:40:00

올해 감정가 대비 낙찰가 71.4%
아파트 91.4%에 비해 턱없이 낮아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다가구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주거 선호도가 낮다. 따라서 요즘 같은 전세시장 안정 시기에는 전세 계약이 끝나도 다음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집주인에게서 제때 돈(전세보증금)을 돌려받고 나가기도 쉽지 않다. 특히 역전세난(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과 깡통전세(집값이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하 전세금)을 합한 금액 이하로 떨어지는 것)가 현실화할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집주인에게 대출해준 금융기관, 혹은 계약 만기에도 전세금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다가구주택을 경매에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에서 낙찰된다고 해도 전세계약을 맺은 순서대로 배당이 이뤄져 보증금을 날릴 여지도 크다. 더구나 다가구주택은 경매에서 유찰되는 경우가 잦고 감정가에 비해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많아 세입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지 않다.

4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전국에서 경매로 나온 다가구주택은 총 160채다. 이 중에서 54채는 낙찰됐고 나머지는 유찰됐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3.8%로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 44.1%를 밑돈다. 아파트는 평균 응찰자가 경매 물건당 6명 정도이지만 다가구주택은 2~3명 수준이다. 그만큼 경매시장에서 다가구주택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3월까지 전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1.4%인 반면 다가구주택은 71.4%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에서도 아파트는 올 1분기에 평균 낙찰가율이 101.3%로 감정가보다 비싼 값에 낙찰됐지만 다가구주택은 낙찰가율이 87.1%에 그쳤다.

이처럼 다가구주택이 경매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은 세입자가 많아 명도(임차인을 내보내는 것)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의 경우 임차인 한가구만 내보내면 되지만 다가구주택은 세입자가 여러명이라 명도 난이도가 가장 높다”며 “그 중에서는 전입만 해놓고 실제 사람이 살지 않는 경우도 있는 등 권리관계도 상당히 복잡해 일반인이 경매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입자는 전세집이 만일 경매로 넘어갔을 경우 통지서에 안내된대로 배당신청을 하면 순위에 따라 전세금을 일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금과 먼저 계약한 세입자의 전세금이 많으면 순위에서 밀려 받지 못할 수 있다.

또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소액임차인은 낙찰가격의 절반 이내에서 전세금 중 일정액을 가장 먼저 받는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조건이 까다롭다. 전세금이 서울에서는 1억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8000만원, 광역시 등은 6000만원 , 그 외 지역은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서울은 최대 3400만원까지, 기타지역은 최대 1700만원까지 받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시점도 중요하다. 집이 경매로 넘어간 원인이 되는 금융권 대출이나 전세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을 거듭하면서 소액임차보증금 기준이 상향조정됐는데 현재 기준은 경매로 넘어간 원인인 근저당 설정이나 전세계약 전입신고가 2016년 3월 이후에 이뤄졌을 경우에 적용된다. 만일 A씨가 2016년 4월에 35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는데, 집주인이 2000년 빌린 주택담보대출을 못 갚아 경매에 넘어갔다면 2000년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의미다. 그 시기 기준은 서울의 경우 전세금 3000만원 이하일 때 1200만원을 돌려주도록 돼 있어 A씨는 최우선변제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선임연구원은 “다가구주택이 위험한 게 먼저 전입한 다른 세입자의 전세금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세입자가 전세금을 못 받아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고 낙찰된다고 해도 세입자가 많아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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