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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늦은 민간자원 개발…도시광산 대안으로

남궁민관 기자I 2018.01.18 06: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해외자원개발과 관련 정부가 정치적 공세에 휘둘리는 동안 민간기업들 역시 갈 길을 찾지 못했다. 기존에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들과 함께 사업을 벌였던 주요 사업들은 서둘러 정리 수순에 돌입했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벌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특히 희소금속은 원유나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전략광물들과 대비해서도 불확실성은 더욱 높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희소금속은 원유나 천연가스, 석탄과 달리 가격의 등락이 워낙 빠르고 잦아 사업성을 평가하기가 쉽지않다”며 “또 앞선 전략자원들이 금융상품인 반면 희소금속은 선물시장에 존재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같은 가격 급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헤징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부 희소금속의 경우 매장량 및 생산량이 특정국가에 편재돼 있고, 이들 국가들 가운데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곳이 많다는 점 역시 민간기업들의 사업을 막는 주요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이 이른바 ‘도시광산’을 지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도시광산이란 폐 가전제품, 산업 폐기물 등 사용 후 제품 또는 공정 부산물을 순환자원으로 간주해 함유금속을 재활용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같은 도시광산 활성화를 위해 폐기물의 관리 특성을 고려한 규제완화 및 성장기반조성을 위한 기술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희소금속 총 56종 중 백금족 3종(루테늄, 이리듐, 오스뮴), 희토류 17종(네오디뮴, 디스프로슘, 스칸듐 등), 탄탈륨, 니오븀, 붕소 등 35개 금속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회수되는 희소금속은 연간 중량 기준으로 약 17만6000t, 수입금액으로는 약 7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다행히 이같은 도시광산에 주목한 기업도 있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부터 기술개발에 돌입해 지난해 2월 광양에 탄산리튬 생산 공장인 포스LX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포스LX공장은 단순한 리튬생산 공장이 아닌 도시광산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폐 전지에서 리튬을 추출해내는 기술로,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포스코는 해당 공장의 생산량은 현재 2500t급 수준에서 향후 2020년 2만t, 2022년 4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축소일로를 걷고 있는 해외 광산 개발에서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융자 확대 등 자원개발에 대한 국가적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이미 단골 주문사항이다. 앞서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지원 융자 규모를 2016년 0원으로 아예 없앴지만, 자원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해 1000억원으로 다시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돼 이를 700억원으로 감축한 상황이다.

당장 5대 희소금속 중 리튬은 3대 보유국인 칠레, 페루, 볼리비아의 모든 리튬 염수호는 국가 소유인만큼 국가간 친밀도가 사업성과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가장 불안에 떨게하는 코발트의 경우 최대 생산국인 콩고가 불안정한 정치상황에 따라 사업 불확실성이 높다. 국가가 나서 리스크를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중남미의 자원 보유국과 FTA를 체결에 나서는 한편 주요 희소금속 보유국에 ODA를 집중해 지원 대비 성과를 극대화하는 등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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