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강원 등 개발 기대감이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2~3년 전부터 쏟아진 공급 물량에 지방 곳곳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분양가보다 싼 분양권) 이 속출하면서 과잉 공급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지방 분양권 전매 제한에도…‘규제 사각지대’ 분양 열기
|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개발 수혜를 받는 강원 지역의 분양 열기도 뜨거웠다. 강원 속초 조양동에 공급하는 ‘속초 자이’와 강원 양양에 들어서는 ‘한양수자인 양양’에는 주말 동안 모두 4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방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은 광역시에만 해당돼 강원도는 규제에서도 비켜나 있다.
지방 분양시장 가운데 규제 사각지대로 꼽히는 일부 지역들에서 분양 열기가 이어지며 이달 지방에서는 연내 최대 수준의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리얼투데이 집계에 따르면 이달 지방에서 모두 23개 단지, 2만 718가구가 분양된다.
이 가운데 분양권 전매 규제를 받는 광역시에서 공급하는 물량은 9개 단지, 8514가구다.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는 14개 단지, 1만 2204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이달 10일부터 시행된 주택법에 따라 지방광역시에서는 최소 6개월에서부터 최대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까지 분양권 전매 제한이 시행되지만 이외 지방 지역은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분양권 전매 비규제 지역 가운데에서는 지역별로 전남에서 2946가구, 전북에서 2619가구, 강원도에서 2098가구, 경남에서 1725가구, 경북에서 2152가구 등을 분양한다.
◇분양가 밑도는 단지 속출…내년 입주 물량 더 늘어나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지방 미분양 주택은 모두 4만 4109가구로 지난해 말(3만 9724가구)과 비교해 11%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1만 6689에서 1만 311가구로 줄었다. 지방 미분양 물량은 2012년 말(4만 2288가구) 이후 최대치다. 더욱이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9월 말 지방에서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고 남아있는 주택은 모두 7170가구로 지난해 말(5190)보다 38%가량 늘었다.
이러다 보니 올 들어 지방에서는 분양권 거래가격이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창원감계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 전용면적 84㎡형(25층) 분양권은 이달 분양가보다 2000만 정도 떨어진 2억 8067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O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창원에 공급 물량이 몰리면서 분양가보다 3000만~4000만원 빠진 매물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보니 거래도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창원이 속한 경남지역의 올해 입주 물량은 3만 8455가구로 지방 가운데 가장 많다. 여기에 경남에서는 올해에만 2만 5297가구(예정 포함)가 추가로 분양됐다.
경남에 이어 입주 물량이 많은 충남지역에서도 분양가보다 떨어진 새 아파트가 매물로 쌓이고 있다. 천안 서북구 J공인 관계자는 “신부동 힐스테이트는 입주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중개업소에는 분양가보다 1000만~2000만원 싼 매물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충남에서는 올해 2만 5138가구가 입주(예정 포함)한 데 이어 올해에만 1만 4509가구가 추가로 분양됐다.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늘어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지방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모두 22만 1455가구로 올해(20만 9304가구)보다 5.8% 증가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과잉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과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한 입주자의 유동성 문제로 지방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자금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실거주 중심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