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7일은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다.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은 14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도박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1~고2 학생 1만 4000명을 조사한 결과 5.1%(위험 4.0%, 문제 1.1%)가 도박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학생으로 환산하면 약 14만명이 도박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200명의 학교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20%(위험 10.8%, 문제 9.2%)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빠져드는 것은 토토 등 스포츠 관련 도박이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어 결과를 맞히는 것인데 왜 도박이라고 하느냐’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주장이다. 이에 황 원장은 “많은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것’과 ‘도박으로 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돈을 거는 순간 도박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처럼 한 자리에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PC로 혼자 즐기기 때문에 찾아내기도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반드시 확인할 것을 부탁했다.
△학교에서 계속 잠만 자는 모습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 △친구나 주변으로부터 자주 돈을 빌리는 행위 △돈을 빌리던 아이가 갑자기 한 턱 쏘겠다며 친구들을 모아놓는 행동 등이다.
황 원장은 “도박은 질병”이라며 “혼자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치유와 재활기능을 갖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로 즉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원장은 과거 문화관련 부처에서 공직을 생활을 했으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가 도박 중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때다. 그는 당시 경마, 복권, 스포츠토토 등 도박 관련 산업이 영화나 책, 만화 등을 통해 미화되는 모습을 보고 도박중독 방지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겠됐다.
그는 그동안 도박의 사회학(2010), 사행산업론(2012), 그대가 모르는 도박이야기(2014) 등을 저술했으며 지난 해 6월 정부가 설립한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에 취임했다.
‘도박중독 추방의 날’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출범일인 9월 17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올해 기념식은 17일이 일요일인 것을 고려해 15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EL타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