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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 ‘긍정 마인드’로 유명한 김원길 대표는 42년간 구두 만들기 외길만 걸어왔다. 김 대표는 중학교 졸업 후 충남 당진에서 상경해 영등포의 작은 구둣가게에서 일하며 구두 기술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견습공인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성실성을 기반으로 참스제화, 케리부룩 등 당시 유명한 회사를 거치며 실력을 점차 인정받았다.
여화 기술자에서 남화 기술자로, 생산관리직으로 직무를 바꾸면서 그는 구두 제작과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높여갔다. 전국기능경기대회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 1994년 안토니오 제화를 창업했다. 편안한 구두가 좋은 구두라는 신념을 가지고 굽이 낮고 넓으며 밑창이 푹신한 ‘컴포트화’를 만들면서 급성장했다.
2011년 금융위기로 컴포트화로 유명한 이탈리아 ‘바이네르’가 어려워지면서 브랜드까지 인수했다. 2015년에는 사명도 ‘바이네르’로 바꾸고 지난해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브랜드 파워가 약해 이탈리아의 바이네르 브랜드를 빌려 쓰다가 내 브랜드로 만들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푸근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제는 수입했던 만큼 수출해야죠. 올해 안에 글로벌 패션의 심장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품거리에 첫 대리점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구두박람회인 ‘미캄’에 주력제품을 출품해 인지도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바이네르에서는 ‘불경기’란 말이 금기어다. 불타는 열정으로 불경기를 녹여버리면 된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 신발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가 불경기죠. 그렇다면 외부환경이나 손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제품을 잘못 만들었기 때문인 거죠.” 김 대표는 사람 얼굴은 기억을 못 해도 신발은 한번
그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제품도 좋게 나오지 않겠냐”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에게 ‘굿모닝’과 함께 눈웃음으로 인사를 건넨다. 경영이념도 ‘행복하게 아름답게’로 정했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15년 이상 우수 사원에게는 퇴사 후 대리점 개설 기회를 제공한다. 초도 물량을 보증금 없이 분할해서 낼 수 있게 실질적인 지원도 해준다. 현재 직영대리점 18개가 모두 이렇게 만든 것이다.
이달 초 경기도 일산 식사동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열었다. 이곳은 510㎡ 규모로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직영 매장 중 가장 큰 곳이다. 매장에는 바이네르의 구두·스니커즈·골프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달 중순에는 운동화 라인도 새롭게 선보인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문자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한 10만원대 안팎의 제품으로 가볍고 화려한 디자인이다. 바이네르는 최근 전국 60여개 매장에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비치해 제품리뷰를 고객이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실시간 문자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대규모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운동화 라인도 선보이면서 고객이 다양한 컴포트 슈즈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면서 “지난해 수수료문제 등으로 9개 대형 유통매장에서 철수했는데도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고, 올 들어 판매가 전반적으로 호조세라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네르는 매년 1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장학회 설립과 복지시설 기부, 아프리카 우물파기 등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특히 김 대표는 해마다 5월이면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 잔치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바이네르 고객 뿐 아니라 어려운 어르신들을 모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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