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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T뮤직 2대주주된 LG..인공지능 전략은 광폭 제휴?

김현아 기자I 2017.03.15 05:01:00

LG유플러스 홈비서는 KT '기가 지니'
LG전자 냉장고는 아마존 '알렉사'
LG전자 스마트폰(G6) '구글 어시스턴트'와 제휴
삼성전자 'S8'에는 자체 개발 '빅스비' 탑재
SK 왓슨 기반 '에이브릴', SKT 자체 개발 '누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유플러스(032640)KT(030200) 자회사인 온라인 음악서비스 회사 KT뮤직(043610)에 수백억 원을 투자해 ‘기가 지니’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로 하면서 LG그룹의 인공지능(AI) 전략이 관심이다.

‘기가 지니’는 KT가 개발한 음성인식 AI 스피커인데, 이를 KT의 IPTV인 올레tv 외에도 LG유플러스의 U+tv와 연동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KT뮤직에 지분을 넣고 2대 주주가 된다.

앞서 LG는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도입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미국소비자가전쇼(CES) 2017’에서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와 연동된 웹OS가 탑재된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였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는 구글의 AI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공개했다.구글어시스턴트는 작년 구글 ‘픽셀’ 시리즈에 최초 탑재돼 화제를 모았는데 국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것은 G6가 처음이다. 영어, 독일어만 되고 아직 한국어 서비스는 안 된다.

LG그룹 기준으로 보면 TV채널이나 날씨, 뉴스, 음악을 들려주는 홈비서는 KT와, 스마트 냉장고는 아마존과 스마트폰(G6)은 구글과 제휴한 셈이다.

LG전자가 CES 2017에서 아마존 음성 비서 ‘알렉사’와 연동된 웹OS가 탑재된 스마트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 출처: 블룸버그
◇LG는 제휴, 삼성과 SK는 자체 개발

LG의 광폭 제휴 전략은 자체 개발한 AI 비서를 미는 삼성이나 SK와 온도차가 난다.

삼성전자는 이달 29일 공개하는 갤럭시S8에 AI 비서 ‘빅스비(Bixby)’를 탑재한다. 빅스비는 음성 인식 기능뿐 아니라 시각 검색, 결제 기능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앱을 이용한 시각 검색과 광학적문자판독(OCR) 기능, 삼성페이를 이용한 원스톱 금융거래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외에도 빅스비를 가전, 증강현실(AR) 안경이나 가상현실(VR) 단말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생태계 구축 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위해 지난해 10월 글로벌 AI 플랫폼 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AI는 자체 개발한 AI로 대화형 인터페이스”라며 “이를 기본으로 비브랩스의 기술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부터 ‘갤럭시S8’ TV 광고를 시작했다. 숫자 1부터 8까지 나열한 후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가 갤럭시S8 광고임을 짐작케 한다.
SK그룹 역시 SK(주)C&C와 SK텔레콤을 통해 자체 개발 플랫폼을 선보이며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SK(주) C&C는 ‘IBM 왓슨’을 도입해 현지화를 거쳐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브릴’을 출시했으며,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연구한 자연어 처리 기술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음성인식 AI 비서 ‘누구’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최근 하반기 께 음성·영상 인식 등 AI 기술에 대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일반 기업에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MWC2017’에서 “국내 AI 기술이 글로벌 탑 플레이어 수준과는 많이 떨어져 왓슨을 파트너로 해서 한국형을 만들게 됐다”면서 “SK의 강점은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이며, SK텔레콤의 음성인식은 다른 어떤 AI보다 한국어 음성인식이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 AI 음성인식 디바이스 ‘누구’.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LG는 AI 플랫폼 포기?…광폭 제휴 기대감도

미래 커뮤니케이션의 인터페이스가 될 AI는 혼자선 성공할 수 없으며 광범위한 생태계 구축에서 성공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알렉사’에 대한 전략을 폐쇄에서 개방으로 바꿔 성공한 아마존처럼, 국내 기업들 역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과 제휴는 필수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이나 SK의 AI 플랫폼화 전략이나 LG의 다양한 제휴 전략 중 어떤 게 성공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MWC2017’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과 5G 등은 국내 그 어떤 산업보다 크게 성장해 해외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통신사들은 헛돈을 많이 쓴다. 쓸데 없는 곳에 투자를 많이 한다. 선택과 집중, 즉 타율을 높이는 데서 성패가 갈린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수백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KT뮤직 지분을 사고, 음성인식 AI ‘기가 지니’ 공동 마케팅에 나서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일까.

KT ‘기가 지니’ 가격은 29만9000원이다. 월 임대료 4400원에 셋톱박스 대신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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